2018년 4월 감기에 걸려서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받은 약이다.

로펜정60mg은 록소프로펜 성분의 NSAID고, 써스펜이알서방정은 지금은 상품명이 써스펜8시간이알서방정으로 바뀐 아세트아미노펜이 서서히 방출되는 약제이다. 진통제인 NSAID와 타이레놀이 동시에 처방된 것이다. 당시만해도 당연히 삭감되는 거라 생각했던터라 너무 신기하고 이게 가능한지 궁금해서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주변에 정확히 알려주는 분이 없었다.

이후 다른 병원에서 받은 감기약이나 직원들이 받아온 약을 보면 NSAID와 타이레놀 또는 NSAID와 울트라셋 형태의 동시 처방이 많았다.

진통제 2개가 삭감없이 처방된다는 건데, 이걸 알려주는데도 없고, 근거도 못 찾겠고 해서 혼자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며 궁리하게 된다.

그러다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위 심의사례(아래.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심의내용 참조)를 찾게 된다.

무려 2010년에 발표된 자료다.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품명:울트라셋)와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동시처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중증도 이상의 통증에서 작용기전이 다른 진통제 복합 처방을 보험으로 인정하겠다는 발표다. COX-2 억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NSAID, 정확한 기전을 모르는 아세트아미노펜, 중추에 작용하는 트라마돌, 모두 작용기전이 다르다.

중증도 이상의 통증에서 병용 투여를 인정한다고 하는데, 감기에서도 처방이 나가고 있으니 그보다 심한 통증이 예상되는 사랑니 발치시에도 인정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수소문해도 주변 치과에 NSAIDs와 울트라셋을 보험으로 동시에 처방하는 경우가 없었다. 심한 통증시 NSAID 처방하고 타이레놀은 처방전없이 구매해서 추가로 드시라고 하거나, 울트라셋은 비보험으로 함께 처방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래서 약처방 관련해서 블로그 활동하는 의사분께 물어보니 치과에서도 처방가능하지 않겠냐고 답을 주셨다.

그래서 이부프로펜과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 애니펜과 울트라셋세미정, 이런 식으로 NSAID와 타이레놀, NSAID와 울트라셋 복합 처방을 해보니 삭감이 없었다. 간혹 삭감하더라도 재심사하면 바로 인정해주었다.

이런 걸 모르고 타이레놀 알아서 사먹으라고 하거나, 울트라셋을 비보험으로 처방했다니 너무 억울하고 안타깝다. 내 교류의 폭이 적었을 수도 있지만, 주변 치과의사 중 이걸 아는 사람이 없었다.

두 가지 약제 동시 처방이 가능하다는 걸 아는 치과의사들이 분명히 있었을텐데, 왜 이 사실을 내가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알아보고 찾아야 하는걸까? 내가 맨 처음 이걸 시도하고 확인한 치과의사는 아닐거라 본다.

사랑니 발치 통증이 아니, 치과치료 통증이 저런 동시 처방 없이도 쉽게 조절된다고 치과의사들이 생각하고 있어서일까?

불필요하게 동시 처방이 이루어져 약물오남용이 걱정되는 분들의 침묵이었을까?
그냥 우리 치과의사들의 약에 대한 무관심이었을까?

이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게 두려웠을까? 아니면 알려주고 싶지 않았을까?
이유를 모르겠다.

알면 참 도움이 되고 유용한 방법인데, 2010년도에 근거가 만들어진 건데도, 2020년인 아직도 치과의사들 사이에는 동시 처방하면 하나는 삭감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걸 지적하고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내가 이상한 치과의사이다.

 

현재 사랑니 발치하면 위와 같은 처방을 많이 하고 있다.
아목시실린과 클라불라네이트 비율이 4:1이 아니라 7:1인 아목클란듀오정은 오구멘틴보다 설사가 적어서 사용중인 항생제이다. 용법은 2알씩 하루 2회 복용이다.

에어탈정은 COX-2 억제제 중 위장관장애 비율이 매우 낮은 NSAID고, 복용법이 아목클란듀오정처럼 하루 2회라 사용하는 진통제이다.

메디락디에스장용캡슐은 아목클란듀오정 먹고 흔히 발생하는 설사를 방지하기 위한 유산균이며 100:100이나 비보험으로 처방한다.

소론도정은 스테로이드로 하루 12알이 최대용량이며 6알이 덱사메타손주사 1방과 비슷한 효능을 보인다. 부종방지 목적으로 6알 1회나 2회 하루만 처방하고 있다.

 

울트라셋이 오심, 구토, 어지러움 등이 심해서 부작용 고려해서 용량을 반으로 줄인 울트라셋세미정이다. 하루 16알이 최대용량이고 10알 처방하고 아프면 아무때나 드시라고 하고, 추가로 필요하면 소독하면서 더 처방하고 있다. 처방전에 따로 포장해달라고 [조제시 참고사항]에 기록하고, 약국과 이야기해서 사진처럼 환자가 받을 수 있게 한다.

마취하고 처방전 발행하고 환자분께 약국 갔다오라고 한다. 오시면 울트라셋세미정 1알과 소론도정 6알이 포함된 아침약을 먹이고 사랑니 발치한다. 발치 후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면 울트라셋세미정 하나 추가로 드시라고 하고, 이후엔 아프면 아무때나 울트라셋세미정 복용하라고 복약 지도하고 있다. 수술 후 하루 이틀 통증조절이 중요하기 때문에 에어탈정을 기본으로하고, 효과 빠르고 하루 최대용량도 넉넉한 울트라셋세미정으로 심한 통증을 조절한다.

왜 이런 약물 사용방법을 난 배운 적이 없을까? 왜 혼자 스스로 찾고 있는 걸까?
의문이다. 잘 모르겠다.

사랑니 발치 후 약물사용에 대한 내 방법에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증도 이상의 통증에서 NSAID와 타이레놀, NSAID와 울트라셋 제제의 동시 처방은 보험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그걸 많은 치과의사들이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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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5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심의내용 참조]

 

Tramadol/Acetaminophen복합제(품명 : 울트라셋정 등)와 NSAIDs 병용투여에 대하여

■ 배경
요양기관으로부터 tramadol/acetaminophen복합제(품명 : 울트라셋 등)와 NSAIDs 병용투여 심사조정사례에 대한 질의가 있어 이에 대한 의학적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자 부의하게 됨.

 

■ 내용
Tramadol/acetaminophen복합제(품명 : 울트라셋 등)와 NSAIDs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약제 급여목록 상동일 효능군(114 : 해열진통소염제)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WHO 약효분류 및 교과서 등에서 tramadol/acetaminophen복합제는 analgesics로 되어 있어 항염·진통 작용이 있는 NSAIDs와는 작용기전이 다르게 되어 있고,

tramadol/acetaminophen복합제와 NSAIDs 병용투여가 각 약제의 단독투여에 비해 더 강력한 진통효과를 보이며, 단독투여시 계속적인 용량 증가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중등도-중증의 통증의 경우 단독투여로 통증조절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 병용투여를 권한다고 외국가이드 등 임상근거자료에 언급되어 있음.

따라서, tramadol/acetaminophen복합제와 NSAIDs 병용투여는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서 약제(1품목) 단독투여로 통증조절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에 병용 투여를 인정하며,

두 약제의 병용 투여 시 인정기간은 교과서 등에서 NSAIDs (COX- 2 억제제 포함)는 장기투여 시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고, FDA 허가사항에 tramadol/acetaminophen복합제를 acute pain에 short-term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임상근거자료상 90일 정도 병용투여 한 것이 확인되므로 급성통증의 경우 14일까지, 만성통증의 경우는 90일까지 병용투여를 인정하고, 90일 이상 장기 병용 투여 건은 환자의 병력, 상태 등 진료내역을 고려하여 사례별로 인정함이 타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