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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치과의료(Sustainable Dentistry)

이지나 칼럼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은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이라는 상반된 과제를 안고 있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기본원칙으로 채택되었다. 이 ‘미래 유지가능성’ 원칙은 미래 세대의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말하며, 2005년도에는 경제적 발전, 사회적 발전, 환경 보호, 문화 다양성의 영역으로 확대 적용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 72.5억 명의 세계인구가 2050년도에는 97.2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인구 증가에 따른 천연자원의 고갈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들, 경제 활동을 하는 기업들, 그리고 소비자들도 매일 매일의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유념하고 실천하고 있다.

 

우리 치과계도 필요한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 있을까?

 

이미 치과의사들은 장비의 개발이나 개선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추구하고 있다. 전자챠트 사용으로 종이의 이용을 줄이고, 영상자료의 디지털화로 필름 인화와 보관의 필요성이 줄고 있다.  재료 사용의 편리성과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수은의 유해성을 우선시 하여 아말감 퇴출에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진료실에서 ‘그린(green) 치과임상’을 실현하는 또 다른 예시가 있을 것 같으나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반면에 환경 친화적이지 못한 점들을 생각해보자. 편리성에 방점을 두고 임상에서 선호하는 충전물인 레진은 생분해성이 없다. 구강에 사용하는 레진의 분량이 다른 산업 폐기물에 비해 극히 적다고 생각한다면, 점점 그 수요가 늘고 있는 디지털 보철과 디지털 교정은 어떨까? 3D 덴티스트리의 편리함 이면에는 물의 오염과 생분해 되지 않는 3D 프린터의 폐기물이 부산물로 나오고 있다. 언뜻 보면 환경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활동에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환경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우리가 일상 피부로 느끼는 환경 위험 요소도 있다. 교차감염의 위험성 때문에 대부분 임상기구와 장비들은 재활용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많은 치과 기구와 재료들이 일회용으로 만들어지고 버려지고 있다. 게다가 팬데믹 이후부터는 이전의 몇 배에 달하는 개인 보호장비 폐기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속 가능한 치과의료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논의는 지난 몇 년간 FDI의 Dental Practice Committee에서 진행되었고 2019년도 총회에서 인준되었다. 전 세계의 백만 치과의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FDI가 환경 친화적이고 사회적 책임감을 지면서도 양질의 진료와 성공적인 치과 경영을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치과의료 정책 선언문(Sustainability in Dentistry policy statement of FDI)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구강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자’ 이다. 너무 커다란 명제에 비해 너무 단순하고 뻔한 답이 아닐까?

 

구강 건강에 대한 교육, 구강 위생관리 방법 지도, 설탕, 산 음료, 담배를 줄이는 식습관 개선 등의 예방적 관리는 구강병 발생의 빈도를 낮춰준다. 그 결과 환자가 진료실을 방문하는 횟수가 줄어 환자의 재원과 환경 자원을 절감하고, 교통수단으로 인한 탄소 배출도 줄이게 된다. 환자들의 건강상태가 잘 관리되고 있으면, 프로토콜 중심의 예측 가능한 양질의 진료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환자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의료인의 성취감도 높아진다. 진료에 대한 환자의 인식과 참여도가 향상되면 내원 방식을 가족단위나 여러 다른 방식으로 조합하는 진료실 운영도 가능하다. 치과치료의 결과는 지속적으로 잘 유지되며, 의료인은 의료발전과 사회참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된다.     

 

지속 가능한 치과의료 정책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환자들의 구강 건강을 잘 지켜주는 것이 치과의료인(구강 건강 지킴이)의 핵심 활동이고, 예방 중심의 치과의료가 환자와 치과의사의 만족도를 높여 주고 환경에 순기능 한다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치과의료 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