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해도 길어지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주변을 보니 개나리도 보이고 목련도 활짝 피었네요. 이제 곧 벚꽃도 피겠지요? 제가 있는 경희대는 아름다운 캠퍼스, 특히 봄철 벚꽃으로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치과의사는 참 어찌 생각해보면 힘들고 고된 직업인 것 같습니다. 좁은 진료실에서 어두운 입안을 밝은 빛으로 진료시간 내내 보아야 하고, 좁은 공간을 보기위해서 자세를 잡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진료 중간중간 사이에 또는 휴일에 주변에 봄꽃을 보며 바람을 쐬면서 주변을 환기시키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작년 봄에는 코로나로 교내 출입이 제한되며 봄꽃을 보지 못하였는데 올해는 가능하면 가서 봄을 느끼고 싶네요. 병원생활 중에 이렇게 잠시라도 자연을 보고 산책하는 것이 기분을 전환하고 다음 할 일을 위하여 에너지는 채워주는 좋은 활동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맘때 피는 봄꽃들은 봄임을 어찌 알고 다들 피는 걸까요? 과학적으로는 대부분의 꽃은 온도와 빛에 의해서 꽃이 피는 시기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온도가 따뜻해지고 식물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꽃봉오리가 생겨나고 꽃이 핀다고 합니다. 보통 늦봄 이후에 피는 꽃들은 전부 이렇게 피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 피어나고 있는 매화, 개나리, 벚꽃, 진달래와 같은 꽃들은 사실 따뜻한 온도와는 거리가 먼 생각보다 차가운 온도에서 꽃이 피어납니다. 아직 낮이 많이 길지 않고 따뜻하지도 않은 이른봄에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이들과 같이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지난해 늦가을부터 꽃피울 준비를 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다들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이때 이들은 다음해에 올 봄을 준비하며 이들은 꽃봉오리를 만들고 준비하여 혹독하고 추운 겨울을 견뎌냅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겨우내 준비한 꽃을 피워내는 것이지요. 그냥 우리가 아름답고 화려하게만 보는 꽃들은 늦가을부터 준비하고 대비하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이후에야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시기가 이런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적으로도 힘들고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는 시기일수도 있습니다. 또는 각 개인에게도 추운 겨울시기일수도 있겠지요. 학생인 저도 아직 미래의 춥고 혹독한 사회를 경험하기 전인 늦가을 시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피고 있는 아름다운 이 꽃들을 보며 따뜻해지는 봄에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여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살랑살랑 부드러운 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산책하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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