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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과 배려

Relay Essay 제2446번째

평등과 배려는 모두 긍정적 표현이다. ‘평등’은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배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가슴과 마음. 평등은 이성, 배려는 감성의 영역이라는 것일까.

 

차별없이 고르고 한결같다는 ‘평등’의 정의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에게는 너무나 높고 감당할 수 없는 기준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적용 가능한 평등의 한계를 조정하기 위해 도입하는 배려는 낮은 온도의 이성을 감성적으로 데워주는 장치로 설정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와 대상, 내용에 따라 평등의 의미를 해치는 특혜처럼 작용할 수도, 보일 수도 있다.

 

Academy Juvenile Awards

 

1929년 1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아카데미 위원회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게 연기상을 수여했지만 초기 시상식에는 연기상(주연상) 외에 조연상이 없었다. 동시대에 활동하던 아역 배우들에게는 더 많은 연기 기회와 인생 경험에 강한 존재감까지 드러내는 성인 배우들과의 경쟁이 용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아카데미 위원회는 18세 미만의 배우들을 위해 비경쟁 부분인 특별상을 제정하였고, 1935년부터 1961년까지 12명의 배우가 Juvenile Award를 수상하였다. 이 26년 동안 어린 배우들이 경쟁부분의 후보로 지명되기로 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1962년, 16세의 Patty Duke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어린 배우도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하였고 이 특별상은 존재 이유를 상실하였다. 1962년 이후 2명의 10대 배우가 경쟁 부분에서 수상하였다.

 

경쟁 부분이 아닌 특별상의 형식이었지만 Juvenile Awards 트로피는 오스카 트로피의 절반 크기였다.


대상을 18세까지로 설정했기 때문에 연령이나 체격이 성인에 가까운 수상자가 이 상을 받아든 모습을 영광스럽다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초기 아카데미 시상식이 몇몇 힘 있는 영화인들이 벌이는 자축에 가까운 행사였고, 90여년 전 위원 회의 결정 과정을 현재의 시점에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상의 제정은 영화 안에서 의미가 커지는 아역 배우들을 배려하고자 함이었겠지만, 트로피의 크기를 절반으로 만든 것은 ‘juvenile’이라는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상은 특정 연령의 배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상이 되지 않는 배우들 입장에서는 평등하지 않으며, 그러한 불평등을 무마할 목적이었는지 트로피의 크기를 평등하지 않게 제작했다. 하지만 이 상은 수상 가능성이 낮은 어린 배우들을 배려하기 위하여 만들어졌으며, 절반 크기로 제작하여 수상할 때 부담스럽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경이로운 성과를 얻었다. 새로운 창작 소재를 찾아 헐리웃이 동양의 문화에 보내는 관심이 정당한 것인지 배려인지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배려는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는 대상에게 적용하였을 때 원래의 목적에 부합하고 의미가 퇴색하지 않을 것이다. 2021년 아카데미 영화제에는 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있는 상태다. 이미 30여개의 상을 수상한 배우에게 아카데미 조연상이 배려가 아닌 정당한 승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