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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추천도서 - 일상(日常)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많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일상은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을 의미합니다. 반복되는 생활의 패턴이 많이 변했다는 말이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많은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고 여행을 다녔던 일상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어느새 마스크는 몸의 일부가 되었고 이제는 누군가를 가깝게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여행도 이제는 번화한 곳보다는 한적한 곳을 더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반복되는 생활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바뀐 일상에 맞춰서 여전히 열심히 일해야 하니까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일상의 의미는 다릅니다. 누구는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겨워하지만, 또 누구는 그런 반복되는 일상이 행복하기도 합니다.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를 좋아합니다. 그 노래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 참으로 평온한 일상입니다. 책을 본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로운 일상이어야 가능한 것처럼도 느껴집니다. 역으로 행하면 어떨까요? 여유로울 때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여유를 가져보는 것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읽다 만 책이나 사놓고 아직 펼쳐보지 못한 책들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그 책을 다시 펼쳐보세요. 여유로운 일상이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중년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재미있는 일상
‘감칠맛’ 나는 글들로 뒷맛까지 오래도록 남아

『나이 들면 즐거운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세이지, 2021

 

제가 예전에 맛에 대해서 배울 때에는 ‘감칠맛’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이제는 짠맛, 신맛, 단맛, 쓴맛에 이어서 제5의 기본 맛이 되었습니다. 감칠맛은 글루타메이트의 카복실레이트 음이온을 감지할 때 느껴지는 미각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군침이 돌게 하고, 기본적으로 맛의 균형을 유지하고 맛을 완성하는 맛이라고 할까요. 다른 맛과 다르게 순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뒷맛이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글을 읽을 때 맛으로 느낀다면 어떨까요? 어떤 글은 가슴이 쓰라린 쓴맛이, 또 어떤 글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달달한 맛이 날겁니다.

 

가끔은 정신이 번쩍 뜨이는 짠맛이, 자극적인 신맛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감칠맛’이 나는 글을 모아 놓은 뒷맛이 오래도록 남는 책입니다. 중년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상이 이토록 재미나고 맛있을 줄 몰랐습니다. 이를 엿보는 중년 남자도 덩달아 그 유희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서 너무나 쉽게 잃어버리고 포기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아주 쉽게 되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정말 맛있는 책을 읽었습니다.

 

 

빙하의 나라 아이슬란드로 본 환경 위기
사라지는 빙하...지구온난화 심각성 경고

『시간과 물에 대하여』 북하우스, 2020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는 알고 있습니다. 북극곰을 모델로 다양한 후원을 받기도 합니다. 지난 2019년 8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북동쪽 지역에서 빙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사망한 빙하는 700년 동안 화산을 뒤덮고 있던 오크 빙하입니다. 이 빙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그 규모가 줄어들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해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과 정치인들, 작가들이 모여 빙하 장례식이 치렀습니다.

 

저자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이 장례식을 위해 추모비를 작성했습니다. 빙하의 나라인 아이슬란드의 이야기는 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일상을 바꾸어 놓았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지에 대해 말합니다. 우리가 이런 얘기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것은 사소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근본적이고 큰 문제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큰 문제여서 개인인 내가 뭐 할 수 있는 게 없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해 불능의 문제’와 ‘진정한 이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주제에 관해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 그 주제를 강렬하게 절감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쓰기로 합니다.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심각한 환경 위기에 처해 있는지 마음으로부터 깨달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환경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지성인이라면 필독할 만합니다.

 

 

브랜드 전략가가 주목하는 ‘공감 능력’ 소개
구글, 넥스트점프 등 세계적 기업들도 실천

『공감은 어떻게 기업의 매출이 되는가』 포레스트북스, 2020

 

전통적 경쟁 우위로 여겨졌던 업무 효율성, 품질, 디자인, 인재 영입만으로 기업은 더는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25년 넘게 브랜드 청사진과 마케팅 전략을 짜왔으며, 고객사로 《포천》 선정 500대 기업부터 급성장하는 스타트업과 신생 일인 기업까지 그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 전략가 마리아 로스는 소프트 스킬로 터부시되어 온 ‘공감’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특히 기업이 매출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야말로 공감이라고 말하며 구글, 넥스트점프, 세일즈포스 등 세계적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조금은 막연한 공감이라는 말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내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물론 공감적인 사람이 된다고 해서 사업에 필요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공감하는 기업이나 리더가 된다고 해서 모든 요구 사항을 들어줘야 하는 건도 아니죠. 공감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힘없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업은 공감 능력과 경쟁력 둘 다 갖출 수 있으며, 오늘날은 공감 능력을 갖추었을 때만 성공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