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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감염자의 치료와 대증요법

코로나19 파헤치기(3)

2019년 12월 시작된 COVID-19가 단기간에 전 세계 1억5000만여 명을 감염시키고 30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1년이 지난 현재도 진행 중으로, WHO는 최소 17개국에서 COVID-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중앙약사심의위원인 김영진 박사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유용한 지식들을 중심으로 1.COVID-19의 과거와 현재 2.감염자의 병리생태 3.감염자의 치료와 대증요법 4.예방백신의 종류와 특성 등에 대한 칼럼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현재 진정한 COVID-19 치료제는 없다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다양한 약물요법과 대증요법으로 병세회복을 돕는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므로 COVID-19 치료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가벼운 코로나19 환자는 격리된 후 대증요법으로 약물처방을 받는다. 고열이 나는 경우 해열진통제인 ‘파라세타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을 복용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고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이보다 심한 중증환자는 산소공급을 위주로 하는 3~4주 이상의 격리입원치료가 시행되며 좀 더 심한 환자를 위해서는 약물요법과 함께 가압산소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한다. 만일 임상증상과 중증호흡장애가 아주 심한 상태라면 ‘체외막산소공급(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ECMO)’ 등 최상급 치료도 시행된다. COVID-19환자들의 증상개선을 위한 약물요법으로는 해열진통제 외에도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병용요법이 주로 적용된다.   


2020년 5월부터 COVID-19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주요기관이나 회사들은 이미 사용되고 있던 항바이러스 제제들의 용도를 변경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 이유는 기존의 RNA바이러스와 같이 COVID-19바이러스도 RNA중합효소를 생성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항바이러스제로부터 새로운 치료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신약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SARS, MERS, AIDS등에 사용하던 항바이러스제제나 말라리아약 등을 COVID-19에 적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었지만 유효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중 ‘RNA 중합효소’를 목표로 하는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였지만 COVID-19 긴급환자에게 사용하여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바이러스의 ‘RNA-의존성 RNA 중합효소(RNA-dependent RNA polymerase; RdRp)’ 억제를 목표로 하는 중간약물(GS-441524)이었는데 개발회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사는 ‘GS-441524’를 ‘COVID-19’에 최적화시켜 ‘렘데시비르(GS-5734)’로 도출해 내는데 성공했다.


‘렘데시비르’는 정맥주사 후 체내에서 세포대사를 통해 활성형인 ‘GS-443902’로 변환되어 ‘코로나바이러스 RNA중합효소’를 저해함으로써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독감치료제로 개발되었던 ‘파비피라비르(favipiravir)’와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역시 COVID-19 치료제로 용도를 변경하였다. 이들 항바이러스제제는 COVID-19에 의한 폐 손상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치료제는 인공재조합 ‘ACE-2(Human Recombinant; Angiotensin-converting enzyme2; ACE-2)’이다. ‘ACE-2’는 COVID-19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침투할 때 바이러스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결합하는 ’세포수용체‘를 말한다. 과학자들은 그동안의 실험에서 이 ‘인공 ACE-2 수용체’를 미끼로 사용하여 코로나바이러스를 유인해 내는데 성공했다.


그 외에도 과학자들은 회복된 환자의 ‘혈장’을 사용해 중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주 ‘옥스퍼드대’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혈장’이 중환자를 제외한 환자그룹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면역력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합성 인터페론’을 투여해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해 영국의 제약사 ‘시너젠’은 중증 합성항체인 인터페론 ‘SNG001’이 효과적인 COVID-19 치료제로 중증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급격하게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기 위해 개발 중인 세 번째 유형의 치료제로써 오히려 면역기능을 낮추는 제제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과학자들은 자가 면역질환 치료제인 면역억제제 ‘알로세트라’가 중증환자들 중 90%에게서 사이토카인 폭풍상태를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다른 치료제로 ‘혈액희석제’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에서는 COVID-19 환자가 입원한 후 24시간 이내에 ‘혈액희석제’를 복용하면 사망위험이 3분의 1 이하로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6월 1일,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체치료약물 ‘LY-CoV555 항체’의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이 항체치료제가 COVID-19 바이러스의 인체세포 부착을 방해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나노기술을 활용해 ‘LY-CoV555 ’항체를 찾은 ‘일라이릴리’는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지 불과 3개월 만에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대니얼 스코브론스키’ 일라이릴리 최고과학책임자는 ‘항체치료는 코로나19의 치료뿐 아니라 예방까지도 가능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국적 제약기업인 ‘노바티스’와 바이오벤처사인 ‘인싸이트(Incyte)’가 일부 면역질환에 시판허가를 받은 신규 JAK 억제제 계열의 신약 '룩솔리티닙(ruxolitinib)'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시작했다. JAK1/JA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록솔리티닙’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자카피(Jakafi)’ 또는 ‘자카비(Jakavi)’라는 제품명으로 시판 중인 품목이다.


‘파스퇴르연구소’의 ‘인수(人獸)공통바이러스연구팀’은 COVID-19 바이러스 유전자 복제를 저해하는 ‘TMPRSS2’ RNA복제효소 억제제로 원래의 COVID-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영국 및 남아공발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세포실험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주(성분 명; 레그단비맙, 코드명 CT-P59)’가 최근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해외변이바이러스 중화능력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상당부분 확인되었다. ‘렉키로나 주’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하고 이 유전자를 대량생산이 가능한 숙주세포에 삽입(재조합)해 세포배양을 진행함으로써 대량생산이 가능한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치료제’이다. ‘렉키로나 주’를 투여한 코로나 환자들은 입원일 10일 정도로 빠르게 호전되었지만 안전성 검증관계로 모든 COVID-19 환자를 투여대상으로 보지 않고 주로 고위험군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권장된다.


‘GC녹십자’는 현재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 결과를 도출해 조건부 승인을 신청했다. 'GC5131A'는 GC녹십자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 ‘지코비딕 주(항코비드19 사람면역글로불린)’로써 COVID-19에 이환된 환자 중 회복기로 접어든 환자의 혈액항체를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혈장분획치료제’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상용화 수준에 이른 ‘혈장분획치료제’의 생산은 GC녹십자가 거의 유일하다.


그러나 이번 조건부 허가신청이 GC녹십자가 올해 2월 종료한 약 60명의 국내환자 대상 임상 2a상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지만 임상 3상에서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었다.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러시아 임상 2상에서 ‘나파벨탄’이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악화를 방지하고 치료기간과 치료율을 크게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지만 '나파벨탄'은 식약처 전문가자문 결과 임상 2상의 결과에 대해 그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결론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대웅제약’도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만성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환, 개발 중이지만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있는 주 평가변수의 통계적 확보에 실패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의 구성성분인 ‘피로나리딘’과 ‘알테수네이트’를 병용투여하면 COVID-19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피라맥스’는 임상 제 2상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기대할 만큼 효과적인 약효는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부광약품’도 B형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레보비르’의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곧 미국에서도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동화약품’과 ‘크리스탈지노믹스’ 등도 각각 천식치료제와 췌장암치료제를 코로나19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 2상을 승인받았으나 아직은 연구개발 초기단계로 파악된다. 이처럼 여러 제약회사에서 국산 COVID-19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궁극적인 치료제 탄생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깊어지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