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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Relay Essay 제2451번째

처음 신문 기고를 부탁 받았을 때, 고민을 하다가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원내생 생활을 한 지도 9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원내생 생활 자체에는 익숙해졌지만 Minimum requirement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학교 총대표 및 KDSA 총대표 업무 또한 하나도 허투루 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원내생이 끝나도 남아있는 실적고사, 국가고시, 특히 우리 학번부터 시행되는 국가고시 실기시험도 큰 걱정이다.


돌이켜보면 치대 생활은 한 순간도 쉬운 적이 없었다. 나는 종종 선배들에게 학년이 올라가면 조금은 편해지는지 희망 섞인 질문을 하곤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항상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힘들다는 말이었다.


그 당시에는 괜히 겁도 주고 장난치는거라 생각하며 웃고 넘겼는데, 본과 4학년이 되어보니 선배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학년을 진급할수록 새로운 환경이 주어지고, 이에 적응하고 졸업요건을 이수해 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요즘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내가 추구했던 목적의식과 방향성에 대해 잊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나는 과거의 나에게 내가 겪었던 길을 똑같이 가라고, 잘 해낼 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치대에 입학하기 전 썼던 자기소개서를 오랜만에 읽어 보며 이 부분이 가슴에 와 닿았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현시키는 용기가 그 사람을 리더로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치의학에도 옳은 길이 있을 것이고 이를 지키려는 용기 있는 자세가 공동체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동기들의 대표이기 때문에 동기 전원이 별 탈 없이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이 과정에서 원내생에게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일에는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마음 먹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많은 장벽에 부딪히다 보니 좌절할 때도 있었고, ‘이 정도면 됐지’ 라며 현실에 타협하는 일도 있었다. 사실 문제제기 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유야무야 넘어갔는 지도 모르겠다.


조직을 구성하는 건 결국 사람이고 구성원들의 마인드에 따라 조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이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이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고 믿는다.


예전부터 그랬던 거니까 지금도 이렇게 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일을 밀어 붙일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길 지금의 나에게 바라본다. 세월이 지나서 이 시절을 되돌아 봤을 때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