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크기와 무게의 진료 도구를 사용한다.(좌), 고개는 15~20도 이상 숙이지 않는다.(우)
보조인력은 치과의사의 왼쪽에, 시선은 15~20cm 높게 위치한다.(좌), 조명이 환자 구강을 수직으로 비추게 한다.(우)
사용 빈도에 따라 기구의 위치를 전략적으로 정해야 한다.
“고개 각도는 20도 밑으로 내리지 말고, 엉덩이는 무릎 높이 위로 오게 앉으세요.”
업무 특성상 고개와 허리를 숙이는 경우가 잦아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한 치과의사의 경우 진료 현장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
최근 세계치과의사연맹(FDI)이 ‘구강 건강 전문가를 위한 인체 공학 및 자세 지침’을 발간해 해답을 제시했다.
FDI는 환자에게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치과의사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며,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치료 효율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자세를 소개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침에서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치과의사의 이상적인 업무 자세를 상세히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환자·진료보조인력의 위치, 의료기구·기기 배치 등을 폭넓게 다뤘다.
# 등받이 의자 사용, 바닥 수직 딛어야
먼저 신체 부위 별로 올바른 업무 자세를 제시했다. ▲머리는 약간 앞으로 기울되 어깨 높이 아래로 오지 않도록 하며, 고개 각도는 15~20도 넘게 숙이지 말 것 ▲허리는 꼿꼿이 세우되 척추가 자연스러운 곡선을 이루도록 하며, 필요시에 등받이 의자를 사용 ▲앉은 자세는 엉덩이가 무릎보다 약간 높게 위치 ▲발바닥은 평평한 땅바닥을 수직으로 딛고 있을 것 등을 당부했으며, 추가로 편한 옷과 신발을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고개나 시선이 과도하게 아래로 향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루페나 현미경을 사용할 필요성도 제시했다. 루페나 현미경을 통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환자로부터 최적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치과 기구나 기기 배치에도 세심히 신경 써야 한다. 진료 과정에서 치과의사가 필요로 하는 기구가 적재적소에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령 환자의 구강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도 미러, 핀셋, 익스플로러, 엑스커베이터 등 기구들을 제때 집거나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용 빈도에 따라 기구의 위치를 전략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침에서는 왼손잡이인 치과의사나 보조인력이 오른손잡이용 기구를 이용할 경우 근골격게 질환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왼손잡이 또는 양손잡이용 기구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보조인력 시선 치의보다 높게
지침에서는 정확하고 안정된 진료를 위해 보조인력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조인력은 치과의사가 오른손잡이라는 가정하에 왼쪽에 위치해야 하며, 시선이 치과의사보다 15~20cm가량 높은 곳에 위치해야한다.
환자의 포지셔닝도 중요하다. 환자의 머리 아래에 받침대를 대거나, 환자에게 입을 더 크게 벌릴 것을 요청하는 등 치과의사가 좋은 자세를 유지하며 진료에 임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또 조명이 환자의 하악 또는 상악을 수직으로 비추도록 하거나, 조명이 내장된 핸드피스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는 기구를 선택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진료 도구는 직경이 10mm가량, 무게가 15g이어야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으며, 핸들에 실리콘 처리된 기구를 사용하면 손의 피로를 줄이고 손가락을 벌리고 오므리는 힘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글러브나 개인보호장비(PPE)는 다양하게 구비함으로써 개인별로 적절한 사이즈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FDI 측은 “미국의 일반 성인 인구 중 목 또는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각각 13.8%, 26.8%인 반면, 치과의사의 경우는 각각 67%, 65%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며 “진료 현장에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