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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vs FDI

이지나 칼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인간의 지능이 풀어내던 문제들을 기계가 해결할 수 있는 현상을 지칭한다. 임상을 하는 치과의사들의 경우 AI라 하면 병의원 관리, 진료실 네트워크, 환자정보와 가상치료, 음성인식, 각종 측정 기구, IT기반의 진단, IT기반의 임플란트 계획과 셋팅, 수술가이드, 교정치료, CAD/CAM, 3D-시스템, 의료영상 시스템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의료기관을 넘어서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스케일에서의 AI 활용은 앞에 열거된 내용과 약간 다른 성격을 띠게 된다.


우리 사회와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보건분야에서 AI 적용은, 건강 자료들이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고 현 시점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I 기반의 알고리즘이 빠르게 개발되고 향상되는 속도를 보면, 질병의 초기 진단을 쉽고 정확하게 감별할 수 있어 최고의 의학적 판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과거 역사적 위기 상황들에서 수많은 인류의 생명을 구해냈던 백신이나 항생제 등의 사례들과 같이, AI의 활용으로 전 세계 인류가 적정가격에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게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정부나 세계의료단체들이 거는 이유가 여기 있다.


AI라는 용어가 20세기 중반 학계에 등장한 이후, AI에 대한 우리 의료인의 생각은 “놀라운 발전, 그에 따른 지나친 기대, 이후에 오는 실망”이라는 과정을 현재까지 여러 번 반복해 오고 있다. 몇 년 전 뉴욕타임즈 기사에 AI의 등장으로 장래에 없어질 직업 군에 치과의사가, 특히 교정 치과의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뉴스를 보고 대학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치과를 선택하지 말도록 “조언”을 했었는데, 지금은 입을 다물게 된 이유는 무얼까?


‘보건의료 영역 AI’가 광범위하게 도입되는데 발생한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째, 보건의료용 데이터는 지역, 성별, 연령 등을 포함한 모든 관련 자료가 입력되어야 왜곡(bias) 없이 공중보건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경우 보호자나 개인의 거부로, 혹 국가나 지역의 개인정보 보호법과 인종 문화적인 여러 이유로 인해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 그 결과 아웃라이어를 찾아낼 수 있는 정도의 강력(robust)하고 비교연구된 데이터가 부족해 임상에서 신뢰성과 안정성이 문제가 된다.


두번째로 비용적 효율성 측면에서인데, AI 애플리케이션은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을 근간으로 하는데, 지도 학습은 학습시킬 데이터에 정답이 라벨링(labeling)이 되어있어야 하고, 의료 영역의 라벨링은 일반인이 할수 없고 전문인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세번째 기술적인 문제로써, AI 기반 의료가 가장 필요한 오지나 도시 외곽일수록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으로 얻어진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은 보건인력의 부족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보건의료 서비스를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넓게 확장시킬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의료적 위기의 상황에서 잘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현재의 문제점들은 해결될 것이고, 개별 국가들의 공공의료 향상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 차원에서 활용되어, ‘건강과 안녕을 모든 인류의 기본권’으로 채택한 유엔(UN)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과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에 기관 협력 기구를 만들어 AI 보건의료에서의 국제 평가 기준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Focus Group on artificial intelligence for health(FG-AI4H)를 만들어서 전세계에서 다양한 전문가뿐 아니라 누구든지 자유롭게 온라인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나눌수 있는 장을 마련해 놓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환자의 의료정보 데이터를 보호 관리하는 부서는 민권담당국(HIPPA)이고 소프트웨어/의료기기의 임상적 안전성을 관리하는 부서는 식품의약청(FAD)으로 이원화 되어 있다. 소프트웨어는 다시 두가지로 분류할수 있는데, 의료기기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Medical Device, SaMD)와 의료기기에 장착된 소프트웨어(Software in a Medical Device, SiMD) 이다. FDA는 2021년도에 와서 SaMD 규제에 대한 실행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의 골자는 “AI의 발전과 변형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과거의 관행에 더 이상 따를수 없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해 의견을 주기를 바란다”로 열린 장으로의 전환에 있다. 


미래의 보건의료가 디지털 의료로 전환되어 가는 과정에서 세계치과의사연맹(FDI)이 할 일은 무엇일까? 일반회원들이 AI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좋은 AI와 나쁜 AI’를 구별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FDI는 AI 기반 솔루션의 표준화된 평가의 기준을 제시해서 벤치마킹 프레임을 만들고, 수준 높고 안전한 활용을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AI 개발자, AI 규제 기관 및 AI 사용자 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하다. 평가기준과 규제 이외에도 AI 분야의 윤리적 원칙, 교육적 활용방법 등을 규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FDI의 이러한 노력에 우리 협회 회원들의 좋은 의견과 참여를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