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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일 한다는 것

Relay Essay 제2458번째

‘누가 밀어줘서 그 자리에 앉았나요?’

 

여자가 임원이 되면 주변에서 쉽게 듣게 되는 질문이다. 심지어 진실을 추구하는 직업을 가진 기자들까지도 그렇게 묻는 것을 보면, ‘누가 밀어주지 않으면 여자는 임원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인가 보다.

 

여자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군은 ‘제약 의료 바이오’이다. 여성 임원 비중이 63%이다. 가장 낮은 산업군이 ‘금융업’으로 0.6%이다. 외국계 제약회사는 70% 이상의 회사 CEO가 여성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매번 사장이 바뀌고, 그 사람의 성별이 여자이면, 각종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떠돌게 마련이다.

 

치과재료 업계에서 20년 넘게 제조와 수출을 하며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초기 회사 설립에 기여한 사람들, 어려운 순간에도 회사와 함께한 사람들, 본인의 개인사를 포기하고 회사에서 생활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신기한 사람’ 바라보듯 나를 맞았다.

 

조직에서 초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필살기가 있다. ‘3개월 안에 거칠게 살아남기’이다. 오늘 그 비법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초기 3개월’의 법칙이 제 1원칙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을 파악한 이후’ ‘적응을 한 이후 천천히’ 라고 하면서 시간을 미룬다. 큰 착각이다. 이직의 30% 이상이 1년 이내에 일어나는데, 가장 큰 이유가 ‘초기 적응 실패’이다. 인간에게는 ‘기저효과’ 쉬운 말로 ’첫인상’이 중요하다. 처음 만났을 때 만만해 보이면, 계속 그렇게 간다. ‘처음 왔으니 친절하게’라는 마음으로 원칙을 깨고 편히 대해주면, 이후 원칙적으로 일을 하려 하면 ‘변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열심히 말고 잘’이 두번째 원칙이다. 잘 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제가 하는 일은 기준을 만들 수가 없어요’라는 말은 핑계다. 책상을 정리하는 일이 본인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하면, ‘하루에 몇 번, 언제, 어떤 규칙으로 책상을 정리하고, 목적은 무엇’이라는 정량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 정량지표가 없으면, 잘한다는 주장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싫은 것은 명확하게’이다. 초반에 조직 생활을 시작하면 눈치도 보이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그냥 넘어가게 된다. 다음 번에는 그러지 않으려고 맘 먹지만 이미 늦었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일을 잘 하면 ‘능력 있다’고 한다. 여자들의 경우 평가가 조금 다르다. 위의 3원칙으로 조직생활 초기 3개월을 보내고 나면 주변에서 ‘무섭다’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이쯤 되면 마음이 불편해 진다. ‘착한 사람’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착한 사람이 고성과자가 되기는 어렵다.

 

신기한 사람이었다가 무서운 사람이 된 나는 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나선다. 확실한 성과로 회사에 기여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 만큼 직장인을 설레게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 확신하며. 안타깝게도 조직에 몸담는 한, 착한 사람이 되기는 끝내 어려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