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고용치 않아 매년 부과되는 고용부담금은 예산이 부족한 대학병원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고용은 어렵습니다. 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습니다.”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 비율(3.4%)을 지키지 않아 매년 큰 액수를 고용부담금으로 지출하는 국립대 병원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만안)이 최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20년 12월 기준 국립대병원 장애인 근로자 고용 현황’에 따르면, 전국 14개 국립대병원·치과병원 중 13군데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밑돈 것으로 파악됐다. 1개 병원만 합격점을 넘은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병원은 작년 한 해에만 많게는 27억 4800만원에서 적게는 1500만원의 고용부담금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립대 병원에서 내놓는 고용부담금은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국립대 병원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 지출 현황’에 따르면, ▲2016년 44억 1000만원 ▲2017년 45억 4700만원 ▲2018년 50억 8400만원 ▲2019년 65억 5400만원 ▲2020년 67억 4800만원으로 오름세다.
고용부담금이 병원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그렇다고 장애인 직원 비율을 획기적으로 올리진 않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모 국립대 치과병원장은 “장애인 직원을 핀셋 채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더욱 어렵다. 정상인이 차지하는 분모가 원체 크니 장애인 직원을 몇 명 뽑아도 티가 안 난다”고 밝혔다.
국립대 치과병원 관계자는 “매년 병원에서 내는 고용부담금 액수가 억대가 넘어가지만, 어쩔 수 없이 내야 하는 비용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우리 병원만 해도 일부러 장애인 직원을 채용하진 않았고, 우연히 직원 중 장애등급 받은 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선 대학병원들의 부담은 6월 통과된 장애인 고용촉진법에 따라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라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향후 4년간 공공부문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3.4%부터 3.8%까지 점진적으로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