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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열심히 달려보자

Relay Essay 제2471번째

치위생학과를 졸업하고 막연하게 대학병원 입사를 꿈꿨다. 그곳에서 멋진 선생님들과 다양한 진료를 경험하며 나의 커리어를 쌓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 바람을 하늘도 알아준 걸까. 운 좋게 졸업을 하자마자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고 계약직 치과위생사로서 총 3군데의 대학병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20대는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다닌 대학병원의 계약이 끝났을 때는 어느덧 31살이었다.

 

솔직히 나는 대학병원 ‘정규직’ 치과위생사를 꿈꿔왔다. 안정된 직장, 정년을 보장받는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모 대학병원 면접에서 떨어진 뒤 정규직 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더 이상 나질 않았다.

 

그때 난 ‘이제 어떡하지? 로컬로 가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나를 보면 “선생님이 걱정할 게 뭐가 있어?”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항상 내 삶이 불안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큰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올해 6월부터 강남의 치과로 출근을 시작했다. 병원을 다니면서 크게 느낀 점은 ‘내가 아직 공부할 게 많구나.’, ‘더 열심히 본업에 충실해야겠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외과와 보철과에서만 근무했던 내게 교정은 너무 새로운 영역이었다. 구강스캐너와 미백 또한 내가 직접 해보지 않은 업무였기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다행히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모르는 것이 있어도 잘 알려주고 칭찬과 격려를 해준 덕분에 지금은 자신감 있게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것저것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달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21년 하반기 목표는 ‘치과위생사로서 역량 키우기’로 정했다. 9년째 진료실에서 근무하면서도 진료에 대한 큰 두려움을 느낀 적은 없었는데, 로컬을 다니고부터 ‘배움에는 끝이 없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내가 다니는 치과에 후배들이 들어온다면 임상적으로 더 많은 것을 알려주며,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할 치과위생사가 되고 싶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인스타그램으로 “치과위생사 실습을 하면서 너무 모르는 것이 많은데 취업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라는 개인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내가 해준 답변은 “Yes!” 어느덧 9년차인 나조차 모르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 공부하고 물어보며 일하는데, 지금 못하는 일이 있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 상반기에도 내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더 열심히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