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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학, 뿌리에서 줄기로 이어지는 이야기 (하)

특집: 특별기고 >>> 현대교정학 발전사

이효연 원장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예스올소(주) 대표이사
가톨릭 임상치과학대학원 외래교수
미국 USC INTERNATIONAL 교정코스 수료
미국 TWEED FOUNDATION 교정코스 수료
대한치과교정학회 정회원/인정의
문치과 교정원장

 

 

 

 

 

 

 

이번에는 Tweed에 관련한 얘기를 해보자. (그림7)

 

Tweed는 어린 나이에 가장 늦게 Angle School에 합류하였다. Tweed가 합류한 후 얼마 뒤인 1928년에 드디어 제5세대 Edgewise Appliance가 개발되었다. 이후로 80여년의 긴 세월 동안 교정 치료의 주류를 형성할 교정 장치가 개발된 것이다. (그림 8)

 

 

한평생을 교정학 발전에 헌신하여 훌륭한 장치를 개발한 Angle은 장치 개발 2년 뒤인 1930년에 Angle School을 Tweed에게 물려주고 타계하였다. 그 이후 Tweed는 3차원적인 치아이동이 가능한 교정 장치를 이용하여 다양한 증례를 훌륭하게 치료해내며, 교정학의 거목이 될 수 있었다. 인생 또는 운명의 관점에서 Tweed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Angle은 임종 직전에 “나는 나의 일을 끝냈다. 나는 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인생 역정을 살펴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케 하고 한 시대를 바꾼 거목이었음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Tweed 또한 거목의 제자로서 교정학 발전에서 큰 일을 하였다. Angle의 제자로서 스승의 환자들을 이어서 치료하면서, 스승의 평생 신념이었던 비발치 치료가 재발되는 상황을 접하고는 과감히 소구치 발치를 시도하였다. 소구치 발치 치료 결과를 바탕으로 하악 전치의 이상적 위치를 제시하는 분석법(Tweed Triangle)도 만들어서 교정 진단 분석법의 초석을 놓았다. 발치 치료의 결과를 1936년 시카고에서 열린 Angle Society 학회에 발표하였는데, 그 발표 방법은 현재까지도 'Table Clinic'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교정학회장의 꽃이 되고 있다. (그림 9)

 

 

Tweed는 이 학회의 한쪽 벽면에 테이블을 늘어놓고, 그 테이블 위에 환자의 증례를 ‘초진 치아 석고 모형-Angle의 비발치 치료 종료 모형-재발된 모형- Tweed의 발치 치료 종료 모형’ 순서로 전시하고 각 환자의 사진 자료도 같은 방식으로 벽면에 전시한 것이다.


비록 이 학회 발표장에서 스승의 뜻을 거역한 제자로 낙인 찍혀 발표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퇴장 당하고, 이후로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 Tucson으로 쫓기다시피 가야 했지만, Tweed는 교정 증례의 과학적 분석법을 처음 제시하고, Tucson에 설립한 교육기관인 Tweed Foundation에서 자신의 치료법을 교육하였다. (그림 10) 또한 미국에 최초로 교정 전문의 제도를 만들어 자신이 스스로 제1호 교정 전문의가 되면서 여러 측면에서 교정학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 틀을 기반으로 교정학은 학문적 측면뿐만 아니라 교육, 임상 등 여러 측면에서의 발전을 이루어 오고 있는 것이다.
 

Edgewise Appliance는 이후로 Tweed의 치료 철학을 줄기로 여러 형태로 가지를 치면서 교정학을 커다란 나무로 자라게 하였다.

 

Tweed 이후 교정학의 발전
Tweed 사후 그의 치료 철학을 계승하여 발전시킨 사람은 Tweed Foundation의 이사장이었던 LL Merrifield와 LAS(Level Anchorage System)를 만든 TL Root이다. (그림 11)
 

 

 

 


그림 11. Levern L Merrifield (좌), Terrell L Root(우).

 

Merrifield는 Tweed-Merrifield Technique 이라는 이름으로 Tweed Technique을 계승 발전 시켰다. 하악 치열의 Anchorage preparation 단계를 ‘10-2 system’ 이라는 형식으로 개선하였는데, 10개의 치아를 지지대로 이용해서 최후방 구치로부터 2개씩, 소구치까지의 앵커리지를 순차적으로 만든다는 의미이다. 또한 2급 관계 치열을 개선하기 위한 역학 체계도 새로이 선보였다.


레벨앵커리지시스템(Level Anchorage System; LAS)은 하악 전치의 레벨링과 직립 과정을 구치 Anchorage preparation 과정과 분리하여서 하악 전치의 조절을 더욱 이상적으로 하는 방법으로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022 standard appliance를 사용하였지만 이후 018 slot bracket과 NiTinol wire를 이용한 레벨링과 상악 전치 견인 방법을 사용하여 교정치료에 편이성과 단순함을 더하였다.  Loop technique을 이용하는 교정 방법으로서 7단계로 세분된 치료 단계를 통해서 단계 단계별로, 또한 목표지향적으로 치아를 이동시키는 치료 방법이 독특하다.

 

그 외에 Jarabak technique, Broussard technique, Bull technique, Ricketts technique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다. 이 치료법들은 교정 치료의 기본 원칙을 공유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분석법과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치아 이동 방식과 치료 단계 구성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서 다양한 형태로 교정학을 풍성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요즈음은 고전적인 edgewise appliance 브라켓 대신에 다양한 형태의 브라켓이 만들어지고 있고 브라켓을 사용하지 않는 치료법도 나름대로의 영역을 만들고 있다. 브라켓을 사용하지 않는 교정 방식은 투명 교정이다. 투명 교정은 처음의 치열로부터 set-up된 치열로 변해 가는 과정을 최소한 20-30단계, 최대 60-70단계로 나누어서 각 단계의 모델을 출력하고, 그 모델을 이용해서 투명한 플라스틱 플레이트를 공기 압착 방식으로 찍어내고, 그 플레이트의 탄성에 의해서 치아를 이동시켜가는 방식이다. 투명한 플레이트를 사용하므로 심미적이고 편리하지만, 치아 이동이 제한적이고 골격 부조화를 극복하기가 어려워서 그 사용 범위는 일정한 범위에 국한된다.


그 외에 MTA{Mini-tube appliance), 티끌(Tiggle) 등 MTM(Minor tooth movement) 교정 방법, 즉 국소 부위의 부정교합을 교정하는 술식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한정된 범위에서 한정된 결과를 내는 것이 목표인 부분적인 교정 술식이다.

 

사실 투명 교정도 이 정도 범위의 치료에 국한된 것이었는데 다만 조금씩 그 치료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장치의 심미성과 치료법의 편의성 때문에 선호도가 꾸준히 유지되는 상황인 것 같다.


투명교정을 주사업으로 하는 얼라인테크놀로지사의 인비절라인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2019년 24억 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국내에서도 10여년 전 벤처기업으로부터 최근 1-2년 사이에는 임플란트 제조 코스닥사에서도 투명교정 시장에 뛰어들어서 한국에서만 7-8개의 투명교정 기업이 생겨났다. 이렇게 투명교정에 관심이 끌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소비자(환자) 입장에서 심미성과 편의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와이어와 브라켓을 이용한 전통적 교정치료는 진단과 시술 측면에서 배우고 시술하는 데에 노력이 많이 드는 전문가 영역이라서 증가하는 교정 치료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일반 치과의사 입장에서 어렵지 않고 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데 그 요구에 투명교정이 맞았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는 투명교정 영역이 확대되어 가면서 그 목적과 다르게 투명교정을 이용한 치아 이동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전문 지식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 역시 전문가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정치료를 원하는 환자는 대부분 골격부조화를 동반한 상태이다. 투명교정은 골격부조화를 동반한 증례를 치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많으면 60-70장의 플레이트가 필요한 술식이라서 1-2주의 교체기간을 감안하더라도, 2년-2년 반 동안 24시간씩 중단 없이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가장 큰 문제다. 만약 중간에 장착이 중단되면 그 동안의 치료 단계를 다시 반복하든가 아니면 최악의 경우 새로 시작해야 한다.

 

또한 현재 사용하는 플레이트의 탄성과 제작 방식은 원하는 치아 이동을 이루기에는 작용 방식과 힘에 있어서 제한적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서 투명교정 초창기에 교정전문의들은 그 성공에 대부분 회의적이었는데, 놀랍게도 20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이제는 한정된 범위이지만 교정치료의 한 부분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아마도 투명교정이 갖는 심미성과 편의성이라는 측면이 환자와 일반 치과의사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요소였던 것 같다. 현재는 향후 플레이트의 재질과 치료 방법의 개선 여부에 따라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교정 치료 방법과 이론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이론과 장치들의 근거를 이루는 것은 여전히 100여년 전에 개발된 Angle의 Standard Appliance Technique과 1970년대에 개발된 Andrews의 SWA(Straight Wire Appliance) Technique이다.


이론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벽에 부딪힌 듯한 상황에 처한, 브라켓을 이용한 교정. 이것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길은, 역시 세상의 변화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교정 장치와 교정 치료 방법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좋은 징조라고 여겨진다.


골격 부조화를 포함한 모든 증례에서, 아름다운 결과를 쉽고 편하게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길은 아직도 브라켓을 사용한 고유한 교정 방식에 있다. 이른 시일 안에 만족할 만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모든 이들이 즐거워하는 교정 치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