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덴탈마스크 안 쓴지 오래죠. KF94는 기본이고 페이스쉴드도 챙겨 씁니다. 코로나가 심할 때는 전 직원이 수술복을 입고 환자를 봤습니다. 당연히 관련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요.”
치과 개원가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감염관리비용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감염관리에 대한 의식 향상으로 기존에도 관련 장비, 소모품 구입에 대한 지출을 늘려오던 차였는데,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여기저기 우후죽순 증가하는 감염관리비용에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단순 수치화 할 순 없지만 동네치과마다 감염관리에 들어가는 추가비용 체감도가 기존 대비 적게는 2~4배, 많게는 5배 정도까지라는 것.
인천 서구에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데스크까지 전 직원에게 마스크와 글로브 등 방역용품 사용을 철저히 지키게 하다 보니 지출비용이 많이 늘었다. 환자 한명을 볼 때마다 가는 유니트체어 시트지 값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의료폐기물량도 증가해 처리비용도 늘었다”며 “환자들을 위한 대기실 공기청정기, 자동손소독제, 청소기 교체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다. QR코드 체크용 태블릿PC 구입비까지 모든 게 다 감염관리비용”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감염관리비용 상승에 눈에 보이지 않는 요인은 인건비 부분. 청소인력을 따로 추가 고용할 여력이 없는 원장들은 늘어난 잡무에 투덜거리는 직원들 눈치를 보기 십상이다.
영등포에 개원하고 있는 B원장은 “환자들이 진료과정을 더 민감하게 봐 기구관리 등에 더 철저하게 신경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증가하는 것 같다. 이게 다 인건비 상승으로 귀결 된다”고 밝혔다.
강남에서 규모가 큰 치과를 개원하고 있는 C원장은 “감염관리사라고 해서 진료 직후 유니트체어나 대기실 표면소독을 전담하는 인력을 따로 뒀다. 기존에 안하던 행위가 생기니 당연히 인건비로 반영된다. 이렇게 증가한 부분을 나름 계산해보니 기존 근무하던 의료인력 1인당 20만 원 정도 지출비용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라며 “여기에 환자들을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시설, 장비 등 비용까지 더하면 타격이 크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맹명호 대한치과감염학회 부회장(천안 가온치과병원장)은 “근본적으로 치과진료수가가 너무 저수가에 정체돼 있는 것이 코로나 사태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더 문제되는 것”이라며 “외국의 경우 치과진료에서 환자 감염관리부분에 책정된 비용만 10달러가 넘어가는 수준이다. 정부와 국민들이 요구하는 감염관리수준은 선진국 수준이면서 관련 수가는 1000원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