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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수필 제911번째 이야기
또 하나의
안경민 원장

우아한 강의를 들으면 황홀한 최면상태에서 업그레이드 된 착각에… 넋두리오늘 아침도 잠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밤새 흠씬 두들겨 맞은 것처럼 온몸에 깊고 그윽한 고통이 인생의 동반자인냥 같이한다. 언제부터일까? 이 녀석이 같이 하기 시작한 것이... 지난 봄에 부부동반으로 놀러왔던 친구로부터 노안이 어쩌구 하는 소리와 함께 아침 기상시간의 몸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두 전염된 것은 아닐까... 나이 오십이 다 되어감에 여러가지 신체적인 변화를 느끼게 마련이지만 게으름이란 안락한 꾐에 빠져 하루하루 몸보살핌을 미루다보니 남들이 숙명처럼, 훈장처럼 지니고 있는 소위 성인병이 히죽거리며 다가오는 것같아 은근히 걱정하면서 극기라는 명제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병원에 출근해보면 쌓여있는 산더미같은 치과관련 문서들.... 이제는 쳐다보기도 귀찮을 정도가 돼 버린 신문, 잡지, 선전물들이 수년전에 비해 황당할 정도로 많아져 옥석을 가리는 것은 고사하고 겉표지만으로 내용을 짐작해야 하는 수준이 됐다. 그에 따라 필요한 것도 함께 버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아예 집으로 수거해 가서 아까운 저녁시간을 쓰레기 검색에 투자하는 서글픈 인생이 되고말았다. 검색중에 보이는 새로운 장비, 재료들은 가뜩이나 줄어든 주머니를 압박하며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해본다.(못견디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물론 반 이상이 곧바로 후회하지만...) 또한 여러 가지 분야의 세미나를 소개하는 내용이 작은 글씨로 신문의 한 면 이상을 차지하면서 각자의 위상을 드러내는데 모두 걸출한 대가의 모습을 보이며 같이 할 것을 은근히 종용하는데 거의 모두가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인 것같아 돈벌이고 뭐고 다 걷어치우고 그들을 무조건 따라가고 싶어진다. 생계터가 지방이라 간혹 신학문(?)을 접하기 위해서는 서울까지 왕복 운송을 당해야 하며 정해진 시간내내 강시처럼 고정돼 있다가 시간이 아까워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돌아오면 여지없이 피곤함이 2,3일은 간다. 더군다나 고액의 세미나 시리즈에 베팅을 하고 나면 반년이상은 온몸에 깁스를 하고 다니는 상태가 되고 만다. 역시, 돈쓰는 것도, 공부랍시고 하는 것도 모두 건강이 밑받침 돼야 하데요. 하긴 지금껏 세미나에 참석한 시간과 비용과 열정이면 세계적인 석학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국내의 웬만한 세미나의 앞 강단에 서서 우아하게 너스레를 떨 정도가 돼야 할 것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나이가 되도록 쫓아다녀도 매번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같은 자격지심조차 면하기 어려우니 이 모든 것을 자신의 머리수준 탓으로 돌리기는 너무 억울한 느낌이다. 선택받은 몇분들의 식성처럼 진료를 한가지로 통일하면 마음도 몸도 편할 텐데 처음부터 잡식성으로 살아온터라 온 분야에 벌여 놓은 사업의 하자보수를 위해 거의 모든 분야의 세미나를 섭렵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어쩌란 말이냐? 미련하게도 한자리에서 20년 가까이 먹고 살면서 퍼지르다보니 젖니를 뽑히던 아이들이 장가가고 시집가서 그들의 2세들을 다시 데리고 오고, 그 부모님들은 가지고 있던 이도 대충 빠져 틀니로 이행되고, 손주들은 다행스럽게(?) 적절한 부정교합으로 진행되기도하니 어찌 어느 한과목이라도 소홀히(?)할 수가 있단 말이냐? 솔직히 말해 어느 한 과목이라도 제대로 한다고 자신있게 내세울 수가 있겠느냐는 거지요. 그러니 반갑지 않게 자꾸 발전(?)해가는 진료의 영역을 못본척 할 수도 없고 눈동냥 귀동양만 하기도 위에서 궁시렁거린 것처럼 버거운 그런 세상이 됐다는 거지요. 사방에 터져버린 정보의 홍수속에서 우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환자들이 먼저 요구하고 가려서 질문하고 자극을 해대니 막상 못한다하기는 존심상하고 하자니 여러가지로 자신에게 부담으로 돌아오고... 자존심을 내세워 막상 큰소리쳐 놓고 수습차원에서 휴일도 반납하고 (급하면 벌이도 제쳐 놓고)먼 길을 달려가 온종일 어두운 곳에서 허리가 굳어가도록 우아한 강의를 들으면 황홀한 최면상태에서 마치 자신의 진료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처럼 착각에 빠져 달려 온 진료실에서의 상황은 엊그제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더라구요. 생각해보니 나의 진료실도 그들처럼 방향을 한두가지로 정리해야 하겠더군요. 잡식성인 내가 잠시 착각하여 특식성인냥 우아해본 거지요. 이거 뭔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신세타령을... 또 착각했나봅니다. ㅎㅎ 여기까지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시느라 황당하기 그지없을 불우한 나의 동료들에게 약간 선도가 떨어지기는 하나 그런대로 뒷맛이 괜찮은 글을 하나 소개하지요. 위의 푸념처럼 덜떨어진 이 몸을 하늘같이(?)섬기는 어여쁜 우리집의 그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용인데 혹시 도움이 되실런지요. 누구나 한번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