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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불평·불만이 우리의 큰 자산입니다”

고객 요구사항 속에 회사발전 ‘보석' 숨어 있다고 생각
10년 뒤 매출 1조원 달성, 세계치과계 3위 기업 도약 꿈 꿔
인터뷰 - 박광범 메가젠임플란트 대표이사

특집 CEO가 간다 - 릴레이 인터뷰①

 

우리나라 치과 업계의 약진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치과 의료기기는 생산과 수출 규모에서 압도적 성과를 달성하며, 의료기기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본지는 치과계 주요 업체 CEO를 만나 이들의 철학과 업황, 향후 비전을 독자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편집자주>

 

Q. 현재 판매 중인 제품군의 우수성, 비교우위의 경쟁력은?

메가젠 창립의 모태는 스터디그룹이었다. 당시에는 미국 제품이 주를 이뤘는데, 우리는 임상가의 관점에서 좀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포부를 가지고 출발했다.

우리 아이템에 투영된 기본 철학은 비즈니스보다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제품을 잘 이해하는 임상가는 해결하지 못할 케이스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또 그간 연구는 임플란트가 갖춰야 할 특징을 먼저 구현하고 이를 환자에게 적용할 때 필요한 조건을 재차 고민하는 방식이었는데, 우리는 임플란트가 식립돼 기능할 생물학적 조직의 입장에서 가장 알맞은 임플란트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R&D 과정에서 치과의사들의 역할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역시 일선 치과의사들이 보내주는 ‘컴플레인’이다. “왜 이건 안 돼?” 등 사소한 불평·불만도 적극 반영한다. 실제로 컴플레인 10개가 오면 적용할 수 있는 것은 1~2개 밖에 안 된다. 그렇지만 그중에 보석이 숨어있다. 좋은 이야기는 그때만 달콤할 뿐이다. 오히려 욕을 많이 해줄수록 우리는 점점 튼튼해진다.

R&D팀에 임상 관련 피드백을 주는 치과의사 자문위원단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개발에 대한 합리적인 마인드를 지닌 연자급 인사로 구성돼있고, 또 미넥(MINEC)이라는 임상 연구 교육 팀을 구성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이들을 다 포함하면 국내·외에 수백 명 치과의사로 구성된 자문위원이 있는 셈이다.

 

Q. 코로나 피해를 극복한 전략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 혁신 방안은?

코로나 이후 오죽하면 아름답게 문 닫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끝까지 버텼다. 직원 감봉은 있을 수 없었다. 대신 놀더라도 회사에서 못했던 공부를 하자고 했다. 또 거래처를 불문하고 모든 치과를 대상으로 방역 물품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코로나 극복에 고군분투했다.

그렇게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7~8월 갑자기 주문이 폭주했다. 그러다 보니 새 직원을 채용했고 오히려 지난 2년 간 직원이 약 200명이 늘었다. 또 방역 지원을 받은 치과가 새로운 고객이 되기도 했다. 윤리적으로 옳은 길을 택한 덕택이 아닌가 싶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도 우리는 수출 중단을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자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결국, 옳은 길을 묵묵히 순리대로 가는 것이 우리만의 혁신 방안이다. 비즈니스는 나중에 따라오게 된다.

 

Q. 국내 치과시장의 장·단점, 그리고 업계 활성화를 위한 개선 방안은?

치과의사는 자신의 능력을 파는 직업인 만큼, 우선적으로 양질의 진료로 환자에게 만족을 줘야 한다. 그러나 개원가에는 경제적 안정성만을 바라는 분위기가 일부 있다. 또 옛날에는 덤핑을 일삼고, 진료를 잘 못하거나 분란을 일으키면 다독여주는 어르신이 각 동네에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개인주의화 되면서 상생보다는 경쟁 구도로 가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도 비즈니스적인 요소만 추구하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는 치과계 모두가 ‘윈윈’하기 위해 좋은 일에 기꺼이 동참하겠다. 특히 치과대학에서도 치과의사로서 올바른 삶의 방향을 가르쳐 줬으면 한다. 아울러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가 해외로 진출할 길을 활짝 열어줬으면 좋겠다.

이들이 창출해내는 가치는 제품 판매보다 국가에 훨씬 이득이 된다. 가령 1원짜리인 원자재를 제품으로 가공하면 그 가치가 10원이 되고, 진료에 사용하면 100원이 된다. 이처럼 한국의 우수한 인재가 세계 곳곳에 진출해 훨씬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내는 날이 왔으면 한다.

 

Q. 회사를 이끌면서 겪은 성공과 실패의 순간은?

지금까지 크게 세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첫째는 회사 창업 과정에서 자금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 둘째는 코스닥 상장에서 좌절된 것, 셋째는 수년 전 유럽의 어느 큰 임플란트 업체와 협상 결렬과 이어진 송사로 인한 고통 등이 있었다. 결국은 내가 지식과 지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

 

Q. 10년 후 예상되는 회사의 위상과 이를 위한 비전은?

10년 뒤 매출 1조 원 달성, 전 세계 치과계 3위 기업 도약이 목표다. 목표를 이루려면 임플란트 품목만으로는 힘들다. 의료장비, 디지털 소프트웨어 등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또 우리 고객은 유럽,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농사로 비유하면 씨를 잘 뿌린 셈인데, 각자 잘 커나가도록 힘쓰겠다. 앞으로도 글로벌 소통을 통해 매출을 증진시키고, 치과의사가 편안하고 좋은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