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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추천도서 - 속편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핸드폰에 스크린 타임 기능이 있어서 종종 확인해볼 때마다 놀랍니다. 생각보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죠. 그 시간을 합하면 엄청난데 과연 꼭 필요한 시간이었나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드라마나 SNS가 중독적이고 자극적이어서 끊어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굳이 보려고 한 것은 아닌데 마주치게 되고 쉽게 자극받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시간이 아깝고 후회스럽지만, 시간이 갈수록 타협하고 있는 저 자신을 봅니다. 책은 이런 면에 있어서 스마트폰과는 아주 다릅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책을 읽으려는 ‘의지’가 없다면, 책 한 장 넘기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러므로 책을 읽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러한 ‘적극적 의지’야말로 책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요?

 

방송, 영화와 달리 책은 지면이나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다른 매체가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다루지 못하는 내용이 많은 반면 책은 내용이 많으면 두께를 늘이면 되고, 속편을 내도 되고, 아예 전집으로 묶을 수도 있습니다. 책의 속편도 분량 때문에 나눠질 수도 있지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전편의 인기에 힘을 입어 나옵니다. 전편을 재밌게 봤다면 속편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죠. 다른 매체가 아닌 책의 속편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책장을 넘기는 시간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경제 전쟁, 영유권 다툼 등 지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 제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10개 지역의 현재 갈등 원인 등 짚어

『지리의 힘 2』 사이, 2022

 

전작에 미치는 재미를 가지는 속편은 갈수록 많아집니다. 이 책은 전작 『지리의 힘(Prisoners of Geography)』의 후속편입니다. 이번 영제는 ‘The Power of Geography’라서 한국판처럼 전작의 제목에 ‘2’를 붙인 것은 아니지만 속편이 맞습니다. 저자인 팀 마샬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터키 특파원과 외교부 출입 기자, BBC 기자로 일하면서 30년 이상 발칸 지역과 중동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 분쟁 지역 30여 곳을 직접 현장에 뛰어 들어가 취재해온 국제 분쟁 전문 저널리스트입니다. 사실 그런 그의 경력이 아니라면 이런 지리적 식견을 가지기 힘들었겠죠. 이런 책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여행으로 세계 곳곳을 찾아가 보지 못하는 저를 비롯한 일반인들에게는 행운입니다.

 

내가 딛고 사는 이 세계에 이런 일들이 있었고 또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분명 어떤 영향력이 있을 법합니다. 이 책은 오스트레일리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그리스, 터키, 사헬, 에티오피아, 스페인, 우주 등 『그 위치』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중요성이 있는 전 세계 10개 지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30여 개의 지도가 실려있습니다. 이를 통해 경제 전쟁, 영유권 다툼, 정치적 갈등, 민족주의적 분쟁, 해상 항로를 두고 벌이는 탐욕과 경쟁 등 현재의 지정학적 갈등의 원인을 살펴보면서 세계사를 결정한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지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전 사회과 부도의 지리에서 벗어나 봅시다.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소중한 관계의 법칙 이야기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진단

『태도가 경쟁력이다』 알에이치코리아, 2022

 

저자의 『내가 찾던 것들은 늘 내 곁에 있었다』라는 작지만 소소한 행복감을 줬던 책이 기억났습니다. 행복과 불행이 삶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달린 것을 이야기했던 것이라면 『태도가 경쟁력이다』는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관계의 법칙을 이야기합니다. 오랜 기간 치과의사, 경영자인 동시에 경영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온 저자가 실생활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태도를 낱낱이 알려줍니다. 예를 들면, ‘선물할 때는 물건을 직접 만져보고 확인하고 나서 보낸다’, ‘상사가 확인할 자료에 포스트잇을 붙여 검토 시간을 줄여줄 한마디를 곁들인다’와 같은 것들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잘 하지 않는 태도가 핵심입니다.

 

섬세한 배려와 존중을 받으면 상대에게 호감을 지니게 되는 인간의 심리를 원칙으로 본문의 1장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호감을 사는 태도, 2장에서는 미래에 도움이 될 인간관계를 단단히 만들어주는 태도, 3장에서는 한 단계 위의 성장을 실현해주는 태도, 마지막 4장에서는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관계를 더 깊게 유지해주는 태도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그저 ‘기본’이라고 깎아내릴 수 있지만 대부분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기 때문에 생깁니다.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정신과 의사가 풀어내는 먹거리 속 탐방

『정신과 의사의 식탁』 에이도스, 2021

 

읽을거리, 쓸거리를 늘 찾아서 헤매는 저는 이렇게 가볍고 쉬워 보이지만 재밌는 글을 쓰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특히 ‘먹을거리’를 가지고 쓴 글이라니. 온갖 음식 프로그램과 먹방이 침샘을 자극하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온갖 음식이 문 앞까지 배달되는 시대에서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벌교시장 한구석 식당의 삼천 원짜리 백반을 맛보기 위해 삼만 원을 내고 택시를 탈 만큼 식도락에 진심이고 음식 여행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미식과 음식을 사랑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찾아다닌 음식에 대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마음에 대해 풀어냈습니다.

 

한 사람의 경험에 대한 ‘먹거리’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내가 한때 즐겨 먹었던 것들을 생각나게 하고, 또 그 어딘가를 찾아가 봐야 한다는 당위성과 기대감을 동시에 줍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손가락으로 음식을 골라 먹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과 공기를 느끼는 한 끼 식사가 그립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내면의 새로운 식욕을 끄집어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