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자보) 청구 진료비가 매해 증가해 2조4000억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치과는 지난 4년간 오히려 점진적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이하 심평원)은 최근 ‘2021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치과 자보 청구 진료비는 지난 2018년 약 81억 원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감소해, 2021년에는 약 62억에 그쳤다. 이는 전체 의료기관 자보 진료비 2조3900여억 원의 약 0.26%에 불과한 수치다.
청구 기관수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과의원의 자보 청구율은 약 1.79%로 전체 1만8589개소 중 332개소에 그쳤다. 반면 치과병원은 약 25.21%인 59개소(전체 234개소)가 자보를 청구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단, 치과 병의원의 자보 청구 활용은 해매다 소폭이지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전국 치과의원 중 자보를 청구한 기관수는 164개소였다. 하지만 이는 해마다 20여 곳씩 점진적으로 증가해, 지난 2021년에는 332개소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치과병원 또한 같은 기간 37개소에서 59개소로 62% 늘었다.
이처럼 치과 자보 청구 및 진료비 비중은 타 의료종별 대비 낮은 편이나, 건당 진료비에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치과 자보 1인당 진료비는 19만5581원으로, 자보 전체 비중이 가장 높은 한방보다 8만208원 더 높았으며, 의과와 비교해도 6만3752원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치과 내 자보가 실질적으로 활성화되는 데에는 상당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과잉 경쟁화된 치과 개원 환경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기에는 전문성 배양과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 등의 측면이 보강돼야 한다는 것이다.
불분명한 사고 기여도 평가 체계도 개선 요구의 목소리가 크다. 자보 청구를 위해서는 각 치과의 기여도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인정 범위가 불분명 한데다 청구 후 불인정 판정 시 환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해 의료진과 환자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선 치과에서는 자보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관행 대비 낮은 수가 또한 치과의 참여도를 하락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치과 자보 전문가 이준봉 원장(성심바른치과의원)은 “병원급 치과는 전문 인력 폭이 넓어 비교적 자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높다. 하지만 의원급 치과는 자보에 특화된 전문성 있는 인력과 노하우를 습득하기에는 한계가 많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는 한방이 진료비 부문에서 의과를 사상 최초 추월했다. 지난해 한방 자보 진료비는 약 1조306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5545억에서 5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의과는 같은 기간 약 1조2084억 원에서 1조787억 원으로 줄어 형세가 역전됐다.
이에 의과에서는 진료 불균형 논란이 일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이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방의 과잉 진료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심사기준의 평형성 제고, 시스템 개선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