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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덴티스트리

스펙트럼

15년째 개원치과를 운영해보니 치과계에는 좀처럼 틀리지 않는 정답이 있습니다. 바로 대세라는 것입니다. 학문적인 컨센서스가 없이 실천되는 임상은 위험합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재료와 장비에 있어서도 남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을 갖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갖는 치과계에서 대세라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습니다.

 

디지털이라는 흐름이 대세가 되는 시점이 머지 않아 도래할 것 같습니다. 오랄 스캐너, 3D 프린터 등과 같은 디지털 장비들이 치과의사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치과계의 한 영업사원 말을 들어보니 오랄 스캐너를 사용하는 치과의 비율이 15%정도라고 합니다. 오랄 스캐너를 사서 써보시고는 안 쓰시고 구석에 모셔놓은 선생님도 계시다고 듣긴 했지만 아무튼 오랄 스캐너를 선택하신 선생님들이 상당수 계신 것 같습니다. 잘 쓰고 계신 선생님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흐름은 일찍 받아들일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임플란트가 처음 나왔을 때도 의구심을 갖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지금은 임플란트가 대세 중의 대세입니다. 그 때도 관심을 갖고 임플란트를 먼저 받아들인 선생님들이 잘 되셨습니다. 전자챠트도 초창기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선택 받지 못하는 시절이 있었지만 백업 기능이 강화되고 청구를 비롯한 여러 기능들이 인정을 받으면서 대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자챠트를 도입하시고 후회하시는 선생님은 안 계신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러버 인상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러버 인상재로 좋은 결과를 냈습니다. 인상도 잘 나오고 있고 바이트도 잘 맞고 있어서 사실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없습니다. 변연의 적합도를 생각해서 아직까지도 러버 인상재와 석고모델, PFG를 고수하신다는 어느 대가의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결과물은 아무래도 러버 인상재와 석고모델, 모델 스캐너 쪽이 오랄 스캐너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변화의 흐름에 자꾸 뒤쳐지는 저의 모습을 보니 저도 이제 올드가 된 것 같습니다. 디지털을 바라볼 때는 단점이, 아날로그를 바라볼 때는 장점이 먼저 보이니 말입니다. 문서를 볼 때도 모니터 채로 보면 글자가 눈에 잘 안 들어오고 프린트를 해야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디지털을 따라가려니 버겁기만 합니다. 숙제는 빨리 할수록 좋으니 제가 오랄 스캐너에 대해서 속히 깨달음을 얻도록 도와주실 분이 계시면 좋겠습니다. 디지털 장비를 도입하는 일이 마치 밀린 숙제처럼 제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