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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만성질환 상담 허용 의료계 우려

보건복지부, 비의료기관에 건강관리 시범 인증 부여
만성질환 상담·조언도 가능 사실상 의료민영화 지적

 

정부가 의료행위 범위를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보험사 등 비의료기관의 만성질환자 상담 조언 서비스 등을 허용하겠다고 나서 의료계·시민노동계가 날 선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총 12개 민간기업에게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인증을 부여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 제도는 민간기업 등 비의료기관도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앞장서서 서비스 유형을 분류하고 각각 인증을 부여해 사업 물꼬를 터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범인증 유효기간은 오는 2024년 6월까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관련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 개정본을 배포하는 등 해당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개정본은 비의료기관이 만성질환자 대상으로 상담·조언 서비스를 할 수 있으며, 비질환자에게도 “포괄적으로 보조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대신 그 범위는 의료기관의 진단·처방·의뢰 범위로 제한되지만, 의료법상 이 같은 ‘의료행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료 민영화’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실제 이 같은 우려로 건강관리서비스 관련 법안 제정 추진이 몇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등이 속한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단체연합’(이하 연합)과 ‘참여연대’는 건강관리서비스 정책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시험인증을 받은 기업에는 KB손해보험 자회사인 ‘KB헬스케어’ 등이 포함돼 있어, 영리화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연합은 “진단과 치료뿐 아니라 건강증진, 질병예방, 질병악화방지 등은 WHO가 지정한 일차보건의료의 일부”라며 “특히 만성질환은 관리가 곧 치료다. ‘비의료 건강관리’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합은 “비질환자 대상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도 국민건강보험법상 병·의원과 약국 및 보건소가 해야 할 공공의 영역”이라며 “의료행위와 다를 바 없는 행위를 정부가 난데없이 ‘비의료 행위’로 규정하고 영리기업에 넘겨준다는 건 의료법 위반소지가 높다. 요컨대 건강관리서비스는 민간보험사와 대기업들이 의료에 진출하게 해주는 민영화”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