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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불안한 환자와 소통하는 일

Relay Essay 제2533번째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극적인 뉴스와 컨텐츠가 넘쳐나고 있어 판단력은 흐려지고 정보에 대한 피로도는 쌓여가고 있다.

 

이러한 인포데믹 상황에서 정보의 왜곡과 포장은 오해를 야기할 수 있고,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신체와 건강에 관련된 헬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할 부분이 된다. 2021년 7월 열린 ‘헬스케어 홍보 포럼’에서 코로나19 시대 헬스케어 홍보 키워드로 ‘진정성’을 제시한 것은 팬데믹 시대 더욱 중요해진 헬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대 불안한 고객을 대하는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치과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대내외 마케팅을 진행해야 할까. 이를 위해 필자는 불만 의견, 입소문 효과, 슈퍼고객 관리라는 세 가지 단계로 치과 마케팅을 점검해볼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고객의 불만 섞인 목소리는 생리적 각성의 과학이다.

분노와 불안을 유발하는 정보가 공유되는 빈도가 높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만족감과 슬픔은 각성효과가 낮아 공유 효과가 낮다. 위기 상황에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혐오적인 지방덩어리를 공익광고에서 본 후 각성효과가 높았던 것을 떠올리면 이러한 생리적 각성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불만이 많은 고객이 있다면 반드시 접촉해서 해결책을 공유하거나 적어도 함께 개선방법을 찾는 등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 이후 실적악화와 불만 고객 급증에 시달렸으나, ‘상시핫라인 설치‘라는 새로운 정책으로 2021년 사상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둘째, 입소문 효과는 흥미보다 계기에서 유발된다.

아마존 닷컴의 별 다섯개 서평은 별 하나인 경우보다 20권이 더 팔린다. 입소문은 정확한 대상을 겨냥해야 하고, 공유의 심리 및 사회적 전달의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입소문을 타는 이슈들은 흥미 있고 기발한 소재와 거리가 멀다. 디즈니월드가 감성자극효과는 높지만 자주 떠올리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계기를 통한 입소문 확산을 위해서는 ‘자극발생의 빈도‘와 ’일상 속 연상 가능한 정보’의 역할이 중요하다.’주말은 미켈롭 맥주를 위한 시간이다.’ 라는 광고 문구처럼 원하는 행동이 발생하는 장소와 가까운 곳에 있는 계기를 찾아보아야 한다.

즉, 입소문 효과는 어떠한 계기로 머리에 떠오른 생각과 아이디어가 행동을 유발하며 발생한다. 최악의 노래라는 혹평을 받은 레베카블랙의 ‘Friday’라는 노래가 금요일에 유튜브 조회수가 급증한 것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셋째, 끈끈한 유대관계를 통해 슈퍼고객을 확대해 가자.

네트워크 과학자 데이먼 센툴라(Damon Centola)는 많은 연결보다 끈끈한 유대가 더 큰 성공을 누리게 해준다고 했다. 소비자는 광고보다 지인을 통한 추천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즉, 슈퍼고객은 일반 고객에 비해 신규매출에 2~3배 높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맞춤형 영양제 구독 브랜드 필리는 개인화 시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필리는 모바일 앱 ‘필리케어’를 론칭해 사후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섭취 시간을 설정하면 매일 그 시간에 맞춰 알림을 보내준다. 고객의 71.5%가 건강 설문과 필리케어 때문에 구매를 결심했다고 한다. 치과 역시 기존고객과의 끈끈한 유대관계와 경외감을 유발하는 해당치과만의 독보적인 노력으로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팬데믹 상황에서 불만고객은 고객층 이탈을 가속화시키지만, 끈끈한 유대관계의 슈퍼고객은 기업과 브랜드를 지키는 핵심이자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치과에 방문한 환자들은 왜 부정적인 리뷰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이것은 약속 시간, 비용 및 잠재적 치료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적절하게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정적인 리뷰는 단순히 잘못 관리된 기대의 문제이므로 상담실에서 환자와 대화하는 동안 환자의 관점에서 적절한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이 부정적인 리뷰를 예방하는 생산적인 상담방법이 될 수 있다.

 

팬데믹 시대 불안한 고객과 소통하는 일은 어쩌면 지금까지의 치과 운영방식과는 많은 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감정을 가진 사람을 대할 때 적당한 거리두기와 사무적 관계가 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니까.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팬데믹 상황에서, 불만 의견은 보물과도 같이 대응해야 하며, 입소문 효과를 위한 계기적 발상을 추구하며, 우리 치과만의 슈퍼고객을 차근차근 관리하는 방식으로 점차 바꿔나간다면 지금의 혼란과 어려움은 곧 해결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