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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구직자 활개” 구인난 시름 개원가 허탈감 가중

10명 구직자 중 연락가능 1명 꼴…면접 노쇼도 비일비재
정부 운영 구인·구직사이트, 실업급여 부정 수급 온상 둔갑
울며 겨자먹기로 민간 업체 유료 사이트 채용 공고 이용 빈발

 

정부가 운영하는 무료 구인·구직사이트가 실업급여 부정수급의 온상이 돼가고 있다.

 

구직자의 상당수가 실업급여를 인정받기 위해 거짓 구직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인데, 지난한 구인난에 시름하는 치과 개원가에 더한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더불어 해당 사이트에 범람하는 가짜 구직 사례 때문에 개원가로 하여금 유료 구인·구직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빌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 개원 중인 A 원장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구인·구직사이트 ‘워크넷’에 최근 치과위생사·간호조무사 구인 공고를 냈다.

 

이윽고 10여 건의 이력서가 접수됐다는 알림이 뜨자, A 원장은 입사 지원자 한 명 한 명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부푼 기대도 잠시, 지원자의 상당수가 연락받지 않거나 연락이 닿은 지원자마저도 구직 의사가 크지 않았다.

 

A 원장은 “입사 지원자 중 열에 아홉 꼴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어렵게 면접 약속을 잡았지만 돌연 불참한 경우도 있었다”며 “형식적으로 입사 지원했다는 심증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워크넷을 통한 입사 지원자의 상당수가 이른바 ‘허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수 치과 원장의 전언이다.

가짜 구직자들이 워크넷으로 몰리는 이유로는 실업급여를 수급하기 위해 ‘구직 활동 중’임을 입증할 입사 지원서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워크넷은 민간 구인·구직사이트와 달리 별도의 추가 서류를 첨부하지 않아도 구직 활동이 쉽게 인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튜브나 치과 종사자 커뮤니티를 살펴봐도 워크넷을 통한 입사 지원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유용한 팁으로서 공유, 확산하는 실정이다.

 

# 돈 내고 채용 공고 일상화

즉 정부가 운영하는 무료 구인·구직사이트가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위한 빠르고 간편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인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원가 원장의 몫이 돼가고 있다.

 

워크넷에 실린 채용 공고 중에는 “실업급여 등의 이유로 형식적으로 지원하거나 근무 의사 없는 지원은 사양한다”는 단서를 단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구인에 소모되는 시간과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 같은 구직자와 정부 운영 구인·구직사이트에 대한 불신 기류는 개원가가 울며 겨자먹기로 민간 업체의 유료 구인·구직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낼 수밖에 없는 주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B 치과 원장은 “워크넷 이력서는 실업급여 수급용이고, 민간 구인·구직사이트 이력서가 진짜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대응책으로 가짜 구직자로 보이는 이들에 대해 ‘구직자가 취업거부’라는 결과 평가를 남겨 놓기도 했지만 이내 항의 전화가 걸려 오는 등 구직자들 사이에 치과 평판이 안 좋아질까봐 그냥 놔두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 허위 구직 활동 모니터링 개선

이렇듯 실업급여 부정수급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4~9월 실업급여 부정수급 적발액은 39억8500만 원에 달한다.

 

때문에 고용노동부도 실업급여 지급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지침을 최근 마련했다. 이 중에는 허위 또는 형식적 구직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도 담았다.

 

특히 워크넷에서 입사 지원한 수급자의 구직 활동을 모니터링해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접불참·취업거부 등을 한 경우에는 엄중 경고와 동시에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등 허위·형식적 구직 활동을 적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부정수급 신고 활성화를 위해 신고포상금 예산을 지난해 19억5000만 원에서 32억4000만 원으로 대폭 늘렸다. 부정수급 신고자에게는 부정수급액의 20%를 연간 500만 원 한도 내에서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워크넷 입사 지원은 기업체에서 피드백을 받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해 진짜 구직자인지 허위·형식적 지원을 반복하고 있는지 찾아내겠다”며 “실질적 구직 활동을 시켜 재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