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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발치가 필요한 비율에 관한 연구

스펙트럼

치과 이름을 “사랑이아프니”로 짓기는 했지만, 사랑니를 아프기 전에 예방적으로 발치하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다. 미국에서는 십대 후반에 진정법을 이용해 4개의 사랑니를 동시에 뽑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구강건강을 위해서 10대 후반에 제3대구치를 발치해야 할지 진단을 제대로 받아보고 필요한 시기에 발치하는 트렌드가 정착했으면 하는 생각에 이러한 연구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제64회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에서 포스터로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이 연구를 위해서 파노라마 사진을 정리해주신 바르고튼튼한어린이치과 신재호 원장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연구를 도와주신 홍대 사랑이아프니 이호진 원장님과 강남 사랑이아프니 김형모 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환자의 나이를 17, 18세로 한정한 것은 사랑니 발치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어느 정도의 비율로 발치해야 할 사랑니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습니다. 3명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102개의 파노라마를 통해 발치해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랑니, 발치하지 않아도 되는 사랑니, 애매한 사랑니를 구분하였습니다. 발치하지 않아도 되는 기준은 완전히 맹출되어 교합이 되는 제3대구치, 혹은 완전히 치조골 안에 묻혀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제3대구치입니다. 발치해야 할 이유는 감염 혹은 인접치아의 충치나 치근 흡수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입니다. 제3대구치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따로 표기하였습니다.

 

102명의 환자 중에서 18번이 없는 환자가 16명, 28번이 없는 환자가 12명, 38번이 없는 환자가 7명, 48번이 없는 환자가 9명이었습니다. 2명의 환자가 제3대구치가 하나도 없었고, 상악 제3대구치만 없는 환자가 9명, 하악 제3대구치만 없는 환자가 5명이었습니다. 각각의 결과로는 상악에서 104개에서 169개의 발치가 필요하다였으며, 발치가 필요하지 않은 케이스는 0에서 23개 애매한 케이스는 12개에서 60개였습니다. 하악에서는 발치해야 하는 케이스가 169개에서 186개이었고, 필요없는 케이스는 1개에서 5개, 애매한 케이스는 5개에서 14개였습니다. 세 명의 결과를 중첩하였을 때, 상악에서는 100케이스, 하악에서는 167케이스에서 발치를 필요로 합니다. 비율로 보았을때, 상악에서는 50프로 정도, 하악에서는 80프로 정도의 비율로 발치해야 한다는 결과입니다.

 

하악보다 상악에서 편차가 심한 것은 상악을 예방적으로 뽑아야 하는 criteria에 대한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악보다 상악에서 감염이 생기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사랑니가 상악 7번을 흡수시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랑니 발치의 이유를 나머지 치아를 건강하게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만한 상악 사랑니도 예방적으로 발치해야 합니다. 또한, 상악 사랑니가 하악보다 쉽고 빠르고 문제없이 발치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부담없이 권할 수 있습니다.

 

사랑니 발치 상담을 할때에도 자주 하는 말인데, 임플란트가 없던 시대에는 제3대구치를 어떻게든 살려서 지대치로 쓰는 것이 구강건강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2대구치의 관리를 위해서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이 예방적으로 더욱 자연치아를 살리는 컨셉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합이 되는 제3대구치를 굳이 발치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 치조골 속에 완전히 묻혀있는 제3대구치를 낭종이 생길 가능성으로 위협하여 굳이 발치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기능하지 못하는 매복 사랑니가 자연치아를 해치게 두기보다는 예방적으로 발치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다시 결과로 돌아와서 대략적으로 80% 이상에서 사랑니 발치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거의 모든 경우 10대 후반에 사랑니 발치가 필요할지에 대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한 시기에 발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니 발치만 한지 만 10년이 되어가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지만, 제2대구치의 충치나 치근 흡수 혹은 감염으로 인한 제2대구치 원심측 치조골 흡수 등 사랑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인접치아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을 너무 흔하게 봅니다. 치과치료는 아프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는 명제에 모두 동의하실 것입니다. 질병이 걸리기 전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환자들에게 묻곤 합니다. 문제가 생긴 후에 발치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길만한 사랑니를 예방적으로 발치해야 하는 것입니다.

 

연구에서도 애매한 사랑니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듯이 빼야할 사랑니와 안빼도 되는 사랑니가 칼로 자르듯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애매한 경우에는 1년에 한번 정도 파노라마를 찍으면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검진 시 가슴엑스레이를 찍듯이 치과에서도 1년에 한번 정도 파노라마를 찍는 것이 정착되길 바래봅니다. 이것은 제3대구치의 추적관찰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국민구강건강증진을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대 후반의 치조골은 탄성이 있어서 치근이 아무리 휘어있어도 발치가 수월한 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30, 40대의 치조골은 뼈의 탄성이 없어지고 매복 사랑니의 발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집니다. 어렵다는 것은 술자가 고생하는 것에 비례하여 환자가 힘들게 뽑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애매한 경우에는 위에 언급했듯이 추적관찰이 필요하겠지만, 발치해야할 이유가 있다면 굳이 어렵게 뽑는 것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십대 후반에 사랑니를 발치해야 할지 전문가와 상담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발치하는 것이 국민구강건강을 위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