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3 (수)

  • 흐림동두천 24.6℃
  • 흐림강릉 29.3℃
  • 흐림서울 25.2℃
  • 구름많음대전 27.3℃
  • 맑음대구 32.9℃
  • 맑음울산 29.1℃
  • 맑음광주 29.5℃
  • 맑음부산 26.1℃
  • 맑음고창 29.6℃
  • 맑음제주 30.9℃
  • 구름조금강화 23.1℃
  • 흐림보은 27.2℃
  • 맑음금산 27.2℃
  • 맑음강진군 29.8℃
  • 구름조금경주시 32.2℃
  • 맑음거제 24.8℃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치과 수가 3.2% 인상 타결

2009·2011년 이어 3번째 높은 성과 달성
치과당 연간 추산 경제 효과 960만 원 예상
마경화 협상단장 “양측 신뢰와 배려의 힘”

 

2024년도 치과 요양급여비용 인상률이 3.2%로 타결됐다. 지난해 2.5%와 비교해 0.7%p 상승한 결과다. 특히 치과 유형에서 3%대 인상률을 달성한 것은 지난 2020년 3.1% 이후 4년만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인상률은 지난 2009년과 2011년 3.5%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성과다. 이에 현재 침체된 치과 개원가의 운영난을 다소간 정상화할 수 있는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치협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은 지난 5월 30일 오후 7시경 건보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치협은 공급자단체로서는 첫 번째로 협상을 개시했으며, 9시간가량의 마라톤 회의를 거친 끝에 이튿날인 6월 1일 오전 4시경 극적 타결에 성공했다. 또한 이날 협상장에는 박태근 협회장을 비롯한 치협 전·현직 집행부 임원이 방문해, 수가협상단에 힘을 보탰다.

 

이날 협상 직후 열린 브리핑 석상에서 마경화 치협 수가협상단장(부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가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굉장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끝까지 신뢰와 배려 속에 협상을 마친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날 유형별 수가협상은 1일 오전 6시경 마무리됐다. 타결된 유형과 수가 인상률은 ▲병원 1.9% ▲한의 3.6% ▲보건기관 2.7% ▲조산원 4.5%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는 건보공단 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을 택했다. 이에 따라 각 유형이 제안 받은 수가 인상률은 ▲의원 1.6% ▲약국 1.7%다. 이에 따라 양 단체의 수가 인상률은 6월 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특히 약국 유형이 결렬된 것은 수가계약제도 도입 후 최초다. 의협 또한 역대 최저 수가 인상률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평균 수가 인상률은 1.98%로 전년과 동일했다. 또 추가소요재정(밴드)는 약 1조197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127억 원 늘었다.

 

 

#박 협회장 “3% 돌파 큰 성과”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치과에 할당되는 추가소요재정(밴드)은 1277억 원이다. 이를 지난 2022년도 기준 전국 개설 치과 수로만 단순 산술 할 시, 치과 1개소당 배당되는 경제적 효과는 연간 약 670만 원으로 나타난다. 더욱이 이는 급여분만 계산한 것으로, 여기에 본인부담금 30%를 더할 경우, 추가소요재정은 1824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치과 1개소당 배분될 추가 효과는 약 96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근 협회장은 “지난해 2%대였던 치과 수가 인상률이 올해 3%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수가협상단의 마경화 부회장, 김수진·설유석 보험이사, 함동선 서울지부 부회장과 남궁원 국장 등 치협 보험국 임직원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협회장은 “협상 당일 김성훈 전 보험이사 등 전·현직 임원이 방문해, 수가협상단에 격려를 보냈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화합하면 더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박 협회장은 “이번 수가협상 결과로 치과 1개소당 약 960만 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처럼 치협을 구심점으로 모든 회원이 동참한다면 더 큰 회무 동력을 발휘해, 회비 이상의 효과를 치과계 모두가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더 많은 회원이 치협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앞으로도 치협 임직원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발끈을 굳게 매, 회원의 권익 신장과 위상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 필요성 부각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매년 문제로 제기됐던 체계 개선이 또다시 화두에 올랐다. 당초 건보공단은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제기됐던 공급자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체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뜻을 밝혀 왔다. 이에 따른 가시적인 움직임도 보였다. 지난 5월 30일에는 가입자와 공급자단체 간담회를 역대 최초로 개최키도 했다.

 

하지만 이번 수가협상 결과, 일부 공급자단체에서는 여전히 제도 개선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올해 수가협상에서 결렬을 선언한 의협과 약사회에서는 각각 성명을 통해 제도 개선을 재차 촉구했다.

 

약사회는 경직된 SGR모형의 한계를 지적했다. 박영달 약사회 수가협상단장(부회장)은 “SGR 순위와 격차가 엄격한 현 수가 계약 체계하에서 순위를 역전하기도 인상률을 올리기도 어려운 한계 상황이 이번 협상을 결렬로 끌고 간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협은 일방적인 밴딩 결정, 협상 결렬 시 조정 절차 부재, 공급자단체 간 경쟁 유도 등 기존 수가 협상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봉천 의협 수가협상단장(부회장)은 “의원은 지금까지 무려 10차례나 협상이 결렬됐으며, 이번에는 사상 최저치인 1.6%를 기록해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 주는 결과가 나왔다”며 “적정 수가 책정에 우선적인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경우 더 이상 의료계 희생을 강요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급자단체 의견과 정반대로 건보공단은 올해 수가협상이 여러 난제를 극복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한 긍정적인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가입자와 공급자단체 간 소통 간담회 외에도 재정소위 개최 시간 단축, SGR 모형 외 신규 모형 산출값을 재정소위에 전달하는 등 기존과 다른 변화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협상은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의 간극이 더욱더 큰 한 해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단은 공급자와 가입자 간 간극을 좁히며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최초의 소통 간담회가 진행되며, 가입자와 공급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이사는 “앞으로 공단은 가입자, 공급자,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에서 활발한 논의를 통해, 앞으로 수가 제도를 포함한 지불 제도 개편과 보건의료체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