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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게임

Relay Essay 제2568번째

최근 치과포털사이트에는 “내 나이에 이 정도 어때요?” 라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본인 나이에 가지고 있는 재산을 나열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고 본인의 현재 위치를 가늠해보고자 하는 의도로 쓴 글들이다.

 

치과의사로서 남들과의 비교는 이처럼 졸업하고 난 뒤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비교로 점철돼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옆집 친구들의 비교대상이 되어 각종 학원을 다녀야하고, 학교에서도 동급생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나만의 개성은 단단히 숨겨야 한다. 대학교도 나이에 맞게 늦게 가면 주위의 편견 때문에 피곤해지고, 군대도 비슷한 나이에 가야 한다. 직장도 결혼도 남들처럼 비슷한 나이에 하지 않으면 어른들은 한마디씩 건넨다.

 

“너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남들과 똑같이 살아야 하고 모나지 않아야 하고 비슷한 환경 속에서 또 아이를 낳아 나처럼 똑같이 기른다. 이것이 요즘 우리 인생이다. 인생에서 나만의 게임이란 것이 없어진지 오래다.

요즘 들어 “하나뿐인 인생 과연 나는 나만의 게임을 인생에서 즐기고 있는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도 역시 “아이들을 교육의 장으로 내몰고 나 스스로도 동기들과 비교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죽는 방법도 시기도 비슷해야 하나? 내가 나의 삶에 주인이 되고 자율성을 가지고 설계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속도보다는 방향”이라고. 여지껏 나도 속도를 즐기며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살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방향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부의 추월차선”을 쓴 엠제이 드마코는 행복에 대해서 이렇게 주장한다. 10프로는 환경, 40프로는 유전, 50프로는 자율성 혹은 의도에 따른 행위와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50프로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다. 잘생기고 이쁜 아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더욱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나머지 50프로의 자율성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으면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는데, 그 자율성이 얻어지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가짐도 필요하지만 재정적인 뒷받침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일을 해서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돈만을 벌어서 플렉스 하는 삶이 아니라 나의 삶을 진정성 있게 살고, 타인을 위한 봉사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율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남들보다는 늦을 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낙담하거나 우쭐댈 필요도 없다. 어차피 너와 나는 다른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성공기준을 남들의 기준에 맞출 필요도 없을뿐더러 나의 성공기준을 남들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나는 나의 인생을 살면서 나만의 게임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