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PFA 일본회 총회, 그리고 도야마의 추억

Relay Essay 제2582번째

지난 10월 20일 PFA(Pierre Fauchard Academy)국제치의학 한국회 사무차장으로서 제54회 PFA국제치의학일본부회의 학술회 및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PFA한국회 김현철 회장님과 여러 고문님, 임원진들과 함께 일본 도야마로 출발하였다.

 

일찍이 지난 5월에 PFA 한국회 총회에 많은 PFA일본회 회원들이 참석하여 함께 강의를 듣고 한강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기에 처음이지만 이번 일본 총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하였고 도야마라는 새롭고 낯선 도시 또한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 이번 여행은 출발 전부터 기대되었다.

 

한국에서 일본 도야마로 가는 직항 비행 노선은 도야마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알펜루트라는 거대한 설벽을 볼 수 있는 4, 5월에만 일시적으로 운행되고 있어서 PFA한국회원들은 인천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하여 도쿄 하네다 공항을 경유하여 9시간 이상이라는 장시간의 여정을 통해 도야마 공항에 오후 6시 넘어 도착하였다. 이윽고 이어진 PFA일본회 회장 및 임원들이 준비해준 환영회는 아침 일찍 나와 다소 힘들었던 한국회 임원 모두의 피곤함을 잊어버리게 만드는데 충분하였다. 일본회에서 준비해준 환영회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그동안의 안부를 전하고 담소를 나누었으며 일본회의 환영에 대한 박일해 PFA 한국회 전임회장님의 멋진 답가로 식사자리의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PFA는 1936년 미네소타의 치과의사 엘머 베스트 박사가 설립한 국제적 치과 단체로 아카데미의 이름은 치의학을 전문 분야로 발전시킨 ‘현대 치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피에르 포샤르(1678~1761)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PFA 한국회와 일본회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치과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날인 10월 21일, 일본회 연차대회에 참석하기전 아침에 만난 도야마는 트램이 있는 낭만적인 도시였다. 나는 학회 행사장에 참석하여 두 가지에 놀랐다. 첫번째는 일반적인 한국의 학술대회와 달리 PFA 일본회에 참석한 치과의사들의 연배가 높아 보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아 이동없이 끝까지 강연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장수 국가이면서 고령화된 일본의 치과의사들이라 한국이라면 현역에서 은퇴할 것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임상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들이 나아갈 모습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았다.

 

두번째는 PFA일본회는 다른 나라의 PFA처럼 기존회원의 추천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지만 입회가 가능하여 다소 젊은 치과의사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회는 PFA의 좋은 정신과 뜻을 젊은 치과의사들이 함께 하길 바란 김현철 회장님의 결단을 통해 최근 들어 젊은 치과의사들이 PFA한국회 회원으로 많이 참여할 수 있음에 PFA한국회의 회장님 및 여러 선배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총회 및 학술강연 이후 많은 일본회 회원들과 함께 저녁만찬 시간을 가졌다. 도야마에서 유명한 시로에비 흰새우를 비롯한 신선하고 정갈한 일본 음식들을 먹으며 한해의 농작물을 수확한 후 감사를 드리던 제사에서 유래된 도야마 전통 노래와 춤 공연을 관람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접하는 빠르고 화려한 공연과 달리 다소 느리지만 담백하고 흥미로운 공연이었다.

 

10월 22일 PFA한국회와 일본회 회원들은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시라카와고 마을을 방문하였다. 도야마 지역의 눈이 많이 오는 기후 탓에 갓쇼즈쿠리라는 큰 눈을 버틸 수 있게 지어지는 독특한 형태의 지붕을 가진 방식의 건축양식이 발달하였는데 재목에 못을 안 쓰고 홈을 파 합각으로 어긋매 끼워 건축한 형태의 집이다. 시라카와의 갓쇼즈쿠리는 에도 시대 후기부터 메이지 시대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으로 유명하다. 극단적인 기후를 이겨내기 위해 만든 가옥의 형태와 주변 자연과 어우러져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치를 충분히 감상하며 그동안 지쳐있던 마음이 치유됨을 느낀 회원들은 점심으로 마을 안 전통 가정식을 함께 먹으며 못다한 이야기를 하였으며 내년 PFA 한국회 총회와 일본 총회에서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서로에게 힘을 주고 친목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PFA 총회와 도야마 관광은 전체적으로 귀중하고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국제적인 교류와 지역 문화 체험은 현실적인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인생 경험으로도 큰 가치가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경험은 치과라는 전문 분야에서 더 나은 진료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들이 PFA한국회의 국내 학술강연 및 교육과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치과의사로서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더불어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