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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봉사, ‘JUST DO IT’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

장애인 복지시설·특수학교서 꾸준한 봉사 사회 귀감
후학 양성 장학금 전달, 지역사회 화합 도모도 모범
봉사부문 이주석 원장

“저와 가족 모두 많이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치과의사들이 많이 하고 있으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인데, 아마도 오랫동안 지속해 온 꾸준함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문가 집단에서 선정된 상이기에 더욱 기쁜 마음입니다.”


이주석 원장(가인치과의원)이 2023년도 ‘치의신보 올해의 치과인상’ 봉사 개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치과 치료가 필요한 현장 및 시설들을 직접 돌며 국민 구강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나아가 치과의사 이미지 제고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사회복지법인 ‘자비원’ 원생 치과 진료 ▲중증 장애인 복지시설 ‘늘 사랑의 집’ 장애인 진료 ▲장애인 특수학교 강릉오성학교 구강진료실 개설 및 학생 방문 진료 ▲성인 지적·발달 장애인 거주 복지시설 ‘애지람’ 내원 진료 ▲각종 재해 지역 방문 진료 등 의료 지원이 필요한 현장 곳곳을 누비며 30년 가까이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같이 꾸준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제가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과 지금도 지속하는 것은 마치 해설지를 보며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선배 치과의사인 부친을 포함해 사회에 귀감이 된 다른 선배 치과의사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봐왔던 것이 치과의사로서 살아가는 데 긍정적인 자양분이 됐다는 뜻이다.


그는 “그분들이 앞서간 길을 보고 제게도 생활처럼 스며들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배 치과의사들의 좋은 점은 골라서 배우며 치과의사로서 저만의 삶을 그린 셈”이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저만의 노력으로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무엇인가 나눌 수 있는 역할이 제게 주어진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으로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지 않으려는 마음이 근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봉사활동에 봉사라는 말을 빼고 그냥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저는 제 시야에 들어오거나 그곳에 돈이든 시간이든 재주든 무언가 더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그냥 간다.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보람을 찾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상처받는다. 그렇게 발을 끊는 경우가 많다. 그저 어떠한 현장을 보고 내가 그곳에 시간을 내서 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그냥 하면 된다”고 밝혔다.

 

 

“봉사 앞서 부담 느낄 필요 없어
일단 해보고 그만둬도 괜찮다
보람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무언가 하는 데 걸림돌 돼
보상에 대한 기대 없음이 지속의 힘”


또 가족들의 이해와 믿음도 동력을 유지하는 데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 아내는 제가 선택한 일이라면 나름의 타당한 근거가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전적으로 믿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가족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고백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진료 봉사활동 외에도 후학양성을 위한 장학금 역시 매년 전달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연세치대에 장학금 1억 원을 약정하고 지난 2006년까지 지원을 이어갔으며 2009년부터 10년간은 동문 5인과 ‘열린 장학금’을 조성해 매 학기 2인에게 300만 원씩 지급하기도 했다.


또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주석 장학금을 통해 매 학기 학생 1인을 선발해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는 1학년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장학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부터 경희치대에도 매 학기 300~4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분전반 같은 역할이 내 역할인 것 같다. 무언가 들어오면 나라는 분전반을 거쳐 가족, 직원, 지역 등으로 전해지는 것”이라며 “큰 기대를 하는 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좋은 뜻을 이어 활동하는 선생님들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장학금을 지원했던 학생 중에는 개원을 한 이들도 더러 있다. 이 원장은 이제는 동료 치과의사가 된 그들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하기도 한다며 장학금 전달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해 훈훈함을 더했다.


이 밖에 그는 한국 스카우트연맹 장학위원회 및 메디컬팀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운영팀 진료부 부장으로 활동, 진료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또 지난 2022년부터는 올해 8회째를 맞이하는 음악회를 개최해 지역사회의 화합과 교류, 발전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새해 소망으로 가족의 건강과 행복, 현재 암 투병 중인 부친의 쾌유를 기원하는 이 원장. 끝으로 그는 봉사라는 거창해 보이는 문턱 앞에서 걸음을 망설이고 있는 치과계 가족들에게 용기의 한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이주석 원장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어디에서든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렇게 참여해보고 부담이 되면 그만하고, 또 마음이 내키면 다시 참여하면 된다”며 “어떤 보람이나 사명감을 찾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된다. 저도 내키지 않는 순간이 온다면 언제든 그만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봉사활동을 어떻게 시작하냐는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 치협이나 시·군·구회 사무국, 치과계 언론 매체에 문의하면 쉽게, 공식적인 접촉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며 “당장 치협이 운영하는 이동 진료 버스 사업에 지원해 일정이 맞으면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 일단 해보고 생각해봐도 늦지 않는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