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를 애완견에 채운 목줄처럼 이리저리 흔들며 시간을 보내다, 의대 정원 증원이란 목적 달성을 앞두고 싫증 난 개 주인처럼 목줄을 던지는 만행을 저질렀다.”
정부가 지난 6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현 집행부 총사퇴를 선언한 데 이어, 이튿날인 7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이하 임총)를 개최하고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 직역의 인력을 일거에 70%가량 증원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을 두고 인도 신화의 악신(惡神)인 ‘아수라’에 빗대기도 했다.
이날 임총에는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설치 ▲비대위 위원장 선출의 신속 처리를 위한 대의원회 운영위 위임 ▲의협 제42대 회장 선거 무기한 연기의 3개 안건이 상정됐다. 이 가운데 회장 선거 연기는 정관 위배 가능성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의협은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정부 투쟁이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또한 효과적 투쟁 전개를 위해 투쟁 수단에 관한 전권을 비대위에 일임키로 했다.
의협은 “(정부의) 아수라 같은 발상은 유래 없이 현직 의사회장의 사퇴를 불렀고 전 회원 가슴을 향한 칼날은 단말마조차 내기 힘든 고통을 안겼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규탄하는 동시에 결렬한 투쟁의 서막이 올랐음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사 총파업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가장 빠르게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2월 13일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원칙에 따른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지난 6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증원 관련 프리핑 석상에서 “만약 (의료계가) 불법 집단 행동을 하게 된다면, 저희는 의료법 그리고 관련법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