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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Relay Essay 제2594번째

나는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 평범하고 안온한 삶 속에서 조금씩은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야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이 생기지 않겠는가? 

 

내 삶 속의 새로운 도전이란 퇴사한 뒤의 유럽 여행, 스카이다이빙, 그리고 패러글라이딩 등과 같은 소소하고 작은 것들이었다. 이러한 작은 재미를 누리는 와중 내 인생의 큰 틀을 바꾼 새로운 도전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대학원 진학.  

 

학부생 때 시험이나 국시를 위해 동기들에게 내가 아는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그래서 잠깐 스치듯 생각했었던 대학원 진학의 꿈을 대학교 졸업쯤부터는 거의 잊고 살았었다. 대학교 동기들처럼 졸업과 동시에 취직하여 직장인의 평범한 삶을 살던 와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내 주변 사람들은 전공에 맞는 직장에 취직하여 일하다 결혼하고 자식을 가지는 그런 따뜻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 무렵의 나는 나의 직업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쌓고 싶다는 욕망이 생김과 동시에, 단조로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어느 순간 직장을 그만두고 카페 사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 직장을 다니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디저트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퇴사를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지인을 통해 대학원에 공석이 생겼는데 공부할 의사가 있냐는 권유를 받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권유에 학부생 시절의 꿈이 떠올랐다. 누군가가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도전이지만, 나에게는 내 미래를 바꿀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왔다.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부모님께 넌지시 대학원 입학 의사를 밝혀보았는데, 웬걸 부모님께서 더 적극적으로 밀어주신다고 하셨다.

 

참 감사하게도 부모님의 원조와 주위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대학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직장과 달리 처음 겪어보는 일이 많아 초반에는 어리둥절하고 속앓이도 많이 했다. 이때까지 컴퓨터를 많이 다룰 일이 없어 컴퓨터 조작에 서툴렀던 내가 문서 작업을 하다니. 간단한 단축키도 잘 몰라서 인터넷에 검색하기 일쑤였다.

 

대망의 첫 논문은 연구실 선배들의 조언을 받으며 수 차례 수정작업을 거쳐 간신히 작성하였다. 감사하게도 현재는 그 논문이 미국 치과보철학회지에 게재되었다. 이처럼 미숙했던 내가 타 대학원의 박사를 졸업한 친오빠와 같은 지도 교수님 밑에서 연구하게 된 선배, 그리고 후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무사히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대학원 입학 후에 참 많은 경험들이 나의 양식이 되어주었다. 특히, 타인 앞에서 발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었는데 (아직도 좀 어렵긴하다) 학창 시절 받았던 상보다 대학원에 들어와서 수상한 이력이 더 많아졌다. 학창 시절에 부모님께 드리지 못한 기쁨을 늦게나마 드리는 듯하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처음 입학했던 그 순간에 비해 내가 스스로도 많이 성장하고 달라졌음을 느낀다.

 

가끔은 내가 두고 온 안온한 삶에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대학원에 오지 않고 직장인으로 살았으면 지금쯤 난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위치에 있을까?

 

지금의 내 미래는 뚜렷하게 잡히지 않는 실루엣만 보이는 상태이다. 어디까지 가야 할지 명확히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이 나의 새로운 미래를 쌓아갈 것이라 믿으며 그 도전 속에서 살아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