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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시험을 준비하는 자세

Relay Essay 제2598번째

과정이 결과를 만들고, 자세는 과정을 만든다. 나는 여기에서 국가시험을 준비하면서 유지하고자 했던 마음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혹자는 이런 것보다 국가시험 고득점을 얻어낸 공부 방법이 더 궁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 모든 공부법에 특별한 것은 없다. 내가 많이 썼던 방법은 첫 글자를 따서 외우는 정도인데 이것은 전국 치과대학생들이라면 모두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보다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에는 그 사람의 삶에 대한 자세가 반영된다. 특히 시험을 준비하거나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이것은 더욱 돋보인다. 이 글은 그저 내가 27년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여러 가지 시험을 준비하며 얻어낸, 마음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이다. 향후 국가시험을 준비할 후배님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첫째, 교만하지 말자. 보통 ‘교만하다’고 말하면 ‘잘난 체 하는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이것과 조금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교만하다’는 뜻은 ‘아직 잘 모르면서 안다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정의를 바꾸어 보면 사람은 교만해지기가 생각보다 쉽다. 공부는 안 했는데 시험에 대한 용기가 솟는 이상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때가 가장 교만한 시기이다. 그러나 공부를 열심히 했을 때에는 오히려 마음이 불안해진다.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시험 전에 용기가 치솟는다면, 조심하자. 지금이 가장 무지한 시기일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용기가 생길 때마다 연습장에 ‘교만하지 말라’를 5번 쓰며 마음을 다스렸다.


둘째, 목적 없는 시간을 쓰지 말자. 이는 잠을 줄여야 한다거나 여가시간을 보내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다만 내가 쓰는 모든 시간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부를 계속 하다보면 더 이상 집중할 수 없는 때가 분명히 온다. 그 때가 기분전환을 해야 하는 때이다. 이 때 낮잠을 잔다든지 취미생활을 잠깐 즐긴다든지 하는 것은 학습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분명한 목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 충분히 집중할 수 있는데도 무의미하게 SNS 화면 스크롤을 내리고 있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지도 않을 상품을 아이쇼핑하고 있다면, 그것은 ‘목적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매우 경계했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에는 중독성이 있어서 자신의 의지로 중간에 벗어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러니 항상 나는 내 자신에게 ‘이 시간은 목적이 있는가?’ 하고 계속 물었다. 이 시간에 목적이 있는지 없는지 계속 체크하는 것은 내가 시간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이러한 확신은 마음의 안정 또한 가져다주어서 시험을 준비할 때에 정신적으로 편안하다.


셋째,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본인이 무슨 슈퍼맨이라도 되는 것처럼 계획을 세운다. 나 또한 그랬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이 때 원래의 계획에 미련을 가지지는 않았다. 인생에서 계획대로 잘 풀리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미련을 가지면 또다시 과중한 계획을 세워버리기 쉽다. 그렇게 되면 플랜을 짜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과 정신이 소모된다. 계획은 계획일 뿐,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유연함과 과감함이 필요하다. 향후 국가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후배님들은, ‘자꾸 현실적으로 계획을 바꾸면 결국 국가시험 전에 공부를 다 못 끝내는 것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걱정 마시라. 어차피 완벽히 준비하고 들어가는 시험이란 없다.


이상의 세 가지가 내가 국가시험을 준비했던 자세이자 나의 인생의 지침이다. 당연히 나의 자세가 곧 정답이라는 뜻은 아니다. ‘어떤’ 자세로 시험에 임하는지 자체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나만의 자세를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의 마음에 일정한 지침이 있는 사람은 쉽게 동요하지 않는다. 국가시험을 준비할 후배님들은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기 전 자신이 이 시험을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 노트에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긍정적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