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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2025년도 수가 계약 협상 줄다리기 시작

추가소요재정 관행 타파해 산적한 문제 해결 요청
마경화 협상단장 “치과 폐해, 근본 원인은 저수가”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이 지난 16일 개시된 가운데, 오늘(17일) 치협이 건보공단과 1차 협상에 돌입했다.

 

이날 협상에 치협에서는 마경화 수가협상단장(부회장)을 비롯해 김수진‧설유석 보험이사, 함동선 서울지부 부회장이 나섰다. 또 건보공단에서는 김남훈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 김문수 보험급여실장, 박종헌 급여관리실장, 권의경 수가계약부장이 자리했다.

 

올해 1차 수가협상은 예년과 달리 건보공단 측이 먼저 수가 책정 근거자료를 전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기존은 1차 협상에서 공급자단체, 2차 협상에서 건보공단이 자료를 제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건보공단이 자료를 선제 공개함으로써 공급자단체가 요청한 소통과 배려의 의지를 보이겠다는 설명이다.

 

#국민 구강건강 ‘가치 우산’ 함께 쓰길

특히 이 자리에서 치협은 치과의사 과잉 배출로 인한 치과의원 간 과당 경쟁과 실태를 전달했다. 이로 인해 무차별적 덤핑, 불법의료광고, 불법네트워크치과, 사무장치과 등이 무분별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저수가에 있다고 설명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민 구강건강에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경화 치협 수가협상단장은 “덤핑, 불법의료광고 등 문제가 일어난 원인은 결국 그동안 건보재정을 지키고자 고집했던 저수가의 결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는 치과계 내부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마 단장은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은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계 갈등이 현재 수가 제도의 문제점을 잠식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했다. 또 관행을 깨뜨리고 추가소요재정(밴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해 시급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 단장은 “지난 18년 간 우리가 지켜 왔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건보 제도를 섬이라고 가정했을 때, 지금 섬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형국이다. 방치됐던 문제들이 서서히 섬을 가라앉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 단장은 “해결책은 밴드에 있다. 재정에 대한 걱정은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수가 계약을 통해 풀 수밖에 없다”며 “껍질을 깨지 않으면 그 이상을 바랄 수 없다. 이번 수가협상이 치과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가 국민 구강건강 증진이라는 ‘가치 우산’을 함께 쓰고 빗속을 걸어가는 신뢰와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공감을 표현하는 한편, 올해 수가협상의 요점을 설명했다. 특히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지난해와 동일한 5개 모형(SGR 모형, SGR 개선 모형, MEI 모형, GDP 모형, MEI-GDP 연계 모형)을 통해 협상 기준을 찾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 지난해 첫 도입한 재정소위원회와 공급자단체, 건보공단 간의 간담회를 올해도 개최해,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남훈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은 “건보 재정이 3년 연속 흑자이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며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기조로 보험료 수익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 또한 급여비 지출은 더욱 크게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공단은 지속가능한 건보 운영을 위해 신뢰와 존중,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올해 수가협상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의협 수가협상 생중계 요구, 건보공단 ‘난색’

한편, 이번 1차 수가협상에서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의 생중계 요구 등도 화두에 올랐다. 지난 16일 의협은 1차 협상 직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중단 및 단체별 순위 적용 철폐 ▲협상 전 과정 실시간 생중계의 2개 선결 과제를 요구했다.

 

이어진 본협상에서도 의협 수가협상단은 선결 과제를 거론하며, 불수용 시 협상을 즉각 중단할 계획이라고 건보공단 측을 압박했다. 특히 실시간 생중계 여부를 두고는 양측이 마찰을 빚으며, 1차 협상부터 정회가 선언되는 상황을 빚기도 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보험이사는 “그동안 수가를 어떻게 결정했기에 우리나라 의료가 이렇게 왜곡됐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며 “오늘 이 시간부로 진행되는 수가협상 생중계를 대통령도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김남훈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은 “협상 공개는 자유로운 의사 개진을 제한한다”며 “다만 수가협상 후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는 얼마든지 공개의 장에서 토론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후 양측은 몇 차례 의견 교환 끝에 오는 23일 예정된 2차 수가협상까지 의협이 요구한 선결 과제 수용 여부를 결정짓는 것으로 사태를 진화했다.

 

이 밖에 1차 협상에서 대한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 점유율의 불합리 ▲의료 파동으로 인한 필수의료 증대를 고려한 한의 수가 개선 등을 주장했다. 약사회는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행위료 감소 전망 ▲물가 상승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병협은 ▲환산지수 역전 현상 개선 ▲병원 경영 수지 악화 등을 요지로 수가 개선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션 역할 맡는 사이드 밴드 도입 필요”

치과 어려움 추가 설명, 건보공단과 공감대 형성

SGR 개선 모형 등 긍정 “설득력 있게 협상 이끌 터”

 

2025년 1차 수가협상 후 치협 수가협상단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치과가 봉착한 여러 문제점의 실태를 보충 설명해 건보공단과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이어, 재정 문제에 관한 전반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특히 마경화 치협 수가협상단장은 이른바 ‘사이드 밴드’의 필요성을 제언했다고 밝혔다. 기존 밴드 외 사이드 밴드를 마련해, 쿠션 역할을 함으로써 사각지대를 보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이는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역할도 맡으리라는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아울러 치협은 협상의 화두가 되고 있는 SGR 개선 모형, 환산지수 차등 등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변화에 따른 유형별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거시적으로 옳은 방향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 단장은 “변화에 대해서는 유형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변화의 방향이 맞다면 그것이 맞는 방향”이라며 “개선 모형과 기존 SGR을 합쳐 논의하면 밴드를 보다 설득력 있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 단장은 “환산지수 차등 적용도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 번 해볼만한 것이라고 본다”며 “수가협상은 순서와 격차, 숫자로 표시되지 않는, 사람과 사람 간의 협상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기존 수치 외 새로운 지표에 관한 충분한 설명이 재정운영위원회에 전달돼야 한다고 전했다”고 1차 협상 결과를 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