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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기만

스펙트럼

알지만 안하는 것과 몰라서 못하는 것,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겉으로 보여지는 바는 같습니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는 알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도 결국에는 알게 됩니다. 알지만 굳이 안하는 것은 멋져 보입니다. 실력 있어 보입니다. 이것은 ‘진짜’입니다.  

 

몰라서 못하는 것, 이것도 멋져 보일 수 있습니다. 실력 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본인 스스로 진짜 잘하는 줄 알 수 있습니다. 멋있는 줄,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짜’입니다. 들통나지 않고 그럭저럭 지낼 수 있습니다. 멋있게. 멋지게. 알든, 모르든. 할 줄 알든, 할 줄 모르든. 갑자기 세상이 참 쉽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 판가름 납니다. 알지만 안했던 것과 몰라서 못했던 것이 판가름 납니다. 할 줄 알지만 안했던 것과 할 줄 몰라서 못했던 것이 판가름 납니다.
 
굳이 하지 않았던 것을, 굳이 해야 하는 그런 순간이 옵니다. 위기의 순간에 그렇습니다. 준비된 자에겐 언제나 적시에 기회가 온다고 했습니다. 가장 잘 나가던 사람이 뒤로 쳐지고 뒤따라오던 사람이 치고 나가는 역전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위기란 위험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을, 굳이 해야 하는 그런 디테일(detail)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준비된 자에겐 언제나 적시에 기회가 온다고 했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지만 사실 그 디테일은 ‘진짜’에게 있습니다. 할 줄 아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진짜 사람’에게 있습니다. 

 

할 줄 안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할 줄 모른다면, 해 봐야 합니다. 도전하고 노력해서 성취해야 합니다. 뭐든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 알고도 안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것은 바로 청춘의 삶입니다.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안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할 수 없는데 안하고 싶을 수는 없습니다. 할 수 없으면 못하는 것입니다.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 많습니다. 본인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 많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서 아직 안 해 본 것일 뿐, 쉬워 보이는 일이 많습니다. 이것은 좋은 핑계가 됩니다. 

 

여기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때 놀라운 생각이 번뜩입니다. 굳이 하고 싶지 않다, 안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못 할 일이지만, 안하고 싶다면 그만인 것. 가볍게 무시할 수 있습니다. 멋져 보입니다. 

 

여기, 갖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루고 싶은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싸고 어렵습니다. 만만찮은 수고가 요구되고, 될지 안 될지도 모릅니다. 갑자기,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고결하니까. 욕심이 없으니까. 순수 하니까.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 

 

자기기만은 곧 습관이 됩니다. 결국, 그저 그런 사람이 되고 맙니다. 되는 일만 해서는 그저 그런 사람이 되고 맙니다. 되지 않을 일을 기어코 해내는, 그런 사람이 비로소 인간적인 사람입니다. ‘진짜’입니다.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열반(nirvana)에 들거나,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