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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블루

저리도 하늘은 푸르고

이리도 햇빛은 눈부신데

봄 같지 않은 봄, 여름 같지 않은 여름 지나고

짙어지는 단풍, 서늘한 바람

보고 싶은 얼굴들 한잎 두잎 낙엽 되어 떨어지며

겨울이 오는 소리 하얗게 들리네

 

처음 겪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음의 거리마저 멀게 하고

집안에 콕 박혀 혼자 먹는 식탁엔 외로움만 쌓이네

문밖에 나서려면 으레 신발을 챙겨 신듯 마스크 쓰고

코와 입을 막고 표정마저 감추며 서로서로 경계의 눈초리

사랑이 부재하는 ‘코로나의 거리’ 조심조심 마스크만 걸어가네

 

친구들과 수다 떨며 마시던 술 한 잔 간절하고

정든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마시던 커피 한잔 그립네

그저 그런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이 그렇게 소중한 행복이었는지 모르고

살았네

수천만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백만의 코로나19 사망자, 총 한번 쏘지

못한 전쟁

세계적 팬데믹(pandemic) 상황에 빠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이 변했네.

 

인간의 오만을 벌하려는 자연의 복수인가. 신이 죄 많은 인간에게 내리는

징벌인가.

인간이 자초한 벌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인간의 습관적인 과잉만남을 교정

하는 격리일까.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영원히 돌아갈 수 없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광풍,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

오네

 

그냥 왔다가는 전염병이 아니고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을 요구하는 코로나 재앙 앞에 진저리 치며

비바람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 작은 새처럼

‘코로나 형 인간’으로 변해가는 내가 낯설고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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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블루 :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