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늦게 흐르는 길 따라 당신은 아직도 오고 있는 중 아무리 그림자 길어지는 시대착오적 곰팡이라 해도 발효의 시간만큼 기다리고 싶다 사모할 틈도 없는 인터넷 세상 설익은 사연 봉함할 수 없는 편지 슬로시티 황소걸음으로 배달된다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로 눈물 찍어 긴 답장 쓰고 싶다 골목길 모퉁이 돌고 돌아 당신은 아직도 오고 있는 중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세상이 웃지 않으면 너와 내가 많이 웃자 크게 웃고 길게 웃고 배와 온몸으로 웃자 고통을 잊고 싶은가 배꼽 빠지게 웃어라! 행복하고 싶은가 매일 많이 웃어라! 사랑해서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다 보니 사랑이듯이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 보니 행복해지는 것 억지라도 웃자 웃어넘기자 미치도록 웃자 웃어버리자 웃음은 최고의 유산소운동 부작용 전혀 없는 만병통치약 ---------------------------------- *윌리암 제임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비워야 갈 수 있는 구불구불 어두운 골목길 불 켜고 노려보는 뱀의 눈 해어지고 허물어진 담벼락 안쪽 검진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나는 수상한 영상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恥部) 보여주고 싶지 않은 오장육부(五臟六腑) 수색 당하고 검색 당하는 수치심 이제 더 이상 은밀한 곳 없다 이제 더 이상 신비한 곳 없다 세포까지도 현미경에 사로잡힌다 고성능 렌즈로 보는 청문회 배율 엄청난 렌즈로 보는 인터넷 거울과 렌즈가 까발리는 세상의 민낯 하루에도 수십 번 몰래 촬영 당하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도시에는 사람은 없고 피사체만 걸어 다닌다 실상과 허상의 세계가 맞부딪힌다 안쪽을 볼수록 바깥 같고 바깥을 볼수록 안쪽 같은 안과 밖이 경계를 허물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머리를 뚝 떼어 귀양 보내고 풍만한 유방 튼실한 궁둥이 들고 눈이 맛있는 식사가 푸짐하다 팔은 반으로 접어 나무둥치에 걸치고 아랫도리만 살아서 각선미가 춤을 춘다 파도에 치마는 흘러내릴 듯 감기고 싱싱한 뱀장어가 서로의 다리를 꼬아 햇살 아래 번쩍거리며 교미를 한다 바위 속에 꿈틀거리는 인어의 비늘 형체가 아닌 것을 깎아내 버리면 표정이 이를 희게 드러내며 웃는다 빛을 삭제해버린 어둠 속에서 서서히 판도라의 상자가 떠오르고 직선으로 빗살로 반사의 생명 머금고 곡선이 이기고 직선의 투명한 집으로 꺾여 든다 침묵을 뿜는 분수가 정점에서 떨고 볼 때만 이어지는 생명 보이지 않는 세계로 접히면 조개 속에 진주가 빛을 품는다 이 집의 남자는 몽땅 태양을 안고 가출하고 여자가 홀로 달을 붙들고 열심히 해산을 한다 문이 열릴 때마다 질식 직전의 식구들 원색의 외출복 갈아입고 나머지 시간을 챙겨 호수를 가로질러 안개꽃을 피우러 간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걸림돌이라고 발로 걷어차지 말라 돌아오는 것은 아프고 쓰린 상처뿐 언제 우리도 다른 사람의 걸림돌 된 적 있으리라 걷어찬 것만큼 우리도 걷어 채이고 아파서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차가운 광대 거무튀튀한 어둠의 밤 돌 위에 내리는 별빛 평평한 디딤돌인 줄 알고 밟았는데 뾰족한 걸림돌에 걸려서 크게 한방 넘어져 발이 부러진다 세월의 씻김과 바람의 빗김 걸림돌 닳고 닳아 누군가의 디딤돌 될 때 우리의 무대는 막을 내릴 때가 된다 깎이고 마멸되는 마음 끝없이 쏟아지는 빗물 내 마음의 강물 디딤돌은 어디인가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여행객들 오고가는 김포공항청사 번쩍번쩍 유니폼 입은 기장 초라한 내게 거수경례를 한다 순간 당황한 나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다 군의관님 안녕하십니까 육군항공대 박 중위입니다 그때 치료해 준 치아 지금껏 잘 쓰고 있습니다 하하 크게 웃는 기장의 입속 훈장처럼 금니가 번쩍인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
위아래 턱 다해 하나 밖에 안 남은 송곳니 보기에는 멀쩡한데 살아온 세월만큼 잇몸 허물어져 힘없이 흔들거린다 그냥 내버려 두어도 밥 먹다 빠져버리겠다 텃밭에 무 뽑기보다 훨씬 가볍게 뽑혔다 할머니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 흐른다 “아프셨어요, 그렇게?” 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 세상에 부모님께 받은 치아들 다 잃고 마지막 남은 아들 같은 송곳니마저 뽑혔으니 불효도 불효지만 누굴 의지하고 살거나 병아리 눈물만큼 핏기 묻은 송곳니 싸달라고 애원한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없는 치과의사 천국 가긴 영 글렀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