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갈 수 있는
구불구불 어두운 골목길
불 켜고 노려보는 뱀의 눈
해어지고 허물어진 담벼락 안쪽
검진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나는 수상한 영상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恥部)
보여주고 싶지 않은 오장육부(五臟六腑)
수색 당하고 검색 당하는 수치심
이제 더 이상 은밀한 곳 없다
이제 더 이상 신비한 곳 없다
세포까지도 현미경에 사로잡힌다
고성능 렌즈로 보는 청문회
배율 엄청난 렌즈로 보는 인터넷
거울과 렌즈가 까발리는 세상의 민낯
하루에도 수십 번 몰래 촬영 당하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도시에는 사람은 없고 피사체만 걸어 다닌다
실상과 허상의 세계가 맞부딪힌다
안쪽을 볼수록 바깥 같고
바깥을 볼수록 안쪽 같은
안과 밖이 경계를 허물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