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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다

무서리 치는 늦은 가을날

홍시 한입 물고

지그시 눈을 감는다

여름날의 햇살 입안 가득하다

 

수다스런 잎들 떨 군 가지 끝

끈질기게 매달려

하늘가에 밝혀두었던 붉은 등 하나

 

무르익는 시간의 농축

농익는 것이 달콤하다

 

설익은 말과 서투른 몸짓

몸과 마음이 하나로 익어가는 기량

떫은 세월없이는 홍시의 시간도 없다

 

겨울로 가는 가을의 언어

선명한 입장으로 포장되어 배달된다

곰살궂은 옛정 하얀 분 곱게 서린 노을빛 눈물

 

무르익는 삶의 온축(蘊蓄)

농익는 것이 아름답다

 

두 손으로 감싸 안고 꼭지를 따니

시치미 뚝 뗀 새빨간 속살 살갑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