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임플란트 진료비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치과의원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 3년 새 최저가가 10만 원 떨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지난 5일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자료 제출 결과를 밝혔다. 심평원은 지난 4~6월간 치과병·의원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보고 자료를 수집한 바 있다. 이번 통계는 보고가 아닌 공개 자료 결과다. 환자가 납입한 실제 진료비를 조사하는 보고 자료와 달리, 공개 자료는 환자 납입 여부와 관계없이 각 치과가 개별 항목마다 책정하고 있는 진료비다.
이에 따르면, 올해 조사에서 치과의원이 신고한 비급여 임플란트 최저가는 지르코니아 기준 35만 원이다. 지난 2022년 45만 원에서 불과 3년 새 20% 이상 급락한 것이다. 지난 2023년에는 39만 원으로 신고됐다.
평균가도 해마다 낮아졌다. 지난 2022년 지르코니아 임플란트의 평균가는 120만8699원이었다. 하지만 2023년 119만3105원에 이어, 올해는 116만5554원으로 3년 새 3.5% 떨어졌다. 반면 중간가는 120만 원으로 지난 3년간 증감률 0%를 기록하며 변동이 없었다.
치과병원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올해 치과병원이 신고한 지르코니아 임플란트 최저가는 30만 원으로 20만 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지난 2022~2023년에는 40만 원이었으나, 올해 신고에서 25%나 급락한 것이다.
평균가 또한 지난 2022년 160만5498원이었지만, 2023년 156만1635원에 이어, 올해 151만5622원으로 3년 사이 5.6% 떨어졌다. 중간가도 지난 2022년 150만 원, 2023년 140만 원, 2024년 130만 원으로 해마다 10만 원씩 줄어들었다.
다만, 재료에 따라 증감률 차이는 있었다. PFM의 경우 치과병원 평균가는 지난 2022년 167만5377원에서 올해 163만3646원으로 지난 3년간 2.4% 하락했다. 또 치과의원은 같은 기간 115만6114원에서 114만3134원으로 1.1% 떨어졌다. 반면, 골드나 PFG와 같이 금을 재료로 삼는 항목은 치과병·의원 모두 2~3%가량 인상됐다.
이 같은 임플란트 진료비 하락세에 개원가는 우려가 앞선다. 서울의 한 치과원장은 “최근 임플란트 수가 하락 추세를 바라보자면 현기증을 느낄 지경”이라며 “최근에는 덤핑치과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인데, 치과계 전체가 위기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 크라운 등 타 항목은 소폭 상승
이처럼 임플란트 진료비 하락 추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다른 항목의 평균 진료비는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다. 단, 치과병원의 경우 진료비가 감소한 항목도 있었다.
먼저 치과의원 기준, 인레이의 올해 진료비 및 증감율은 ▲금 37만683원(4.1%) ▲레진 28만4604원(1.7%) ▲세라믹 31만1038원(0.86%) ▲CAD/CAM 세라믹 31만4724원(0.25%)이었다. 이어 온레이는 ▲금 42만489원(3.59%) ▲레진 32만6087원(1.4%) ▲세라믹 35만6265원(0.86%) ▲CAD/CAM 세라믹 36만319원(0.51%) 등으로 나타났다. 크라운은 ▲메탈 31만5640원(1.98%) ▲골드 57만9127원(4.03%) ▲PFM 40만8135원(1.41%) ▲PFG 63만7462원(2.3%) ▲올세라믹 57만3556원(0.25%) ▲지르코니아 50만9153원(1.33%)이었다.
같은 기준 치과병원의 인레이 진료비는 ▲금 39만1261원(3.05%) ▲레진 29만9800원(0.59%) ▲세라믹 35만5911원(-1.48%) ▲CAD/CAM 세라믹 32만6523원(-2.27%)이었다. 이어 온레이는 ▲금 49만5075원(0.82%) ▲레진 39만9516원(0.23%) ▲세라믹 44만6205원(-2.35%) ▲CAD/CAM 세라믹 45만3472원(-4.36%)이었다. 크라운은 ▲메탈 34만3109원(3%) ▲골드 63만4807원(4.21%) ▲PFM 45만6252원(1.89%) ▲PFG 82만9018원(9.03%) ▲올세라믹 71만3244원(4.68%) ▲지르코니아 56만5017원(3.24%) 등이었다.
덧붙여 ‘광중합형 복합레진’, ‘치석제거’, ‘자가치아 이식술’, ‘잇몸웃음교정술’ 등도 치과병·의원 모두 1~3% 내외로 상승했다. 단, 광중합형 복합레진 중 ‘파절 등’은 2% 내외 감소했다.
이 밖에도 심평원은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항목 가격 및 인상률 등을 공개했다. 그 결과, 전체 항목의 65.7%의 평균이 상승했으며, 32.7%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백내장 ▲도수치료 ▲하이푸시술 ▲비밸브재건술 등이 기관 간 편차가 큰 항목으로 지적됐다. 특히 심평원은 지난 8월 30일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따라, 비급여 정보 제공 확대 및 적정 가격 설정 유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정 심평원 급여전략실장은 “지난 10년간 축적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업무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께 신뢰할 수 있는 의료정보를 제공하도록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제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