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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와 의대 정원 증원 그리고 의료대란

기고

추석을 큰 무리 없이 넘겼다는 보건복지부 장관 명의의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심지어 KBS에서도 이제는 환자들이 응급실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돌아가시고 있다는 기사 발표가 있었다. 이러한, 정부와 국민의 상황인식 차이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사실, 필수의료의 몰락을 비롯한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한 원인은 대한응급의사회 이형민 회장님의 발언인 ‘High risk Law return’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을 변호사 숫자의 급증 혹은 법에서 의사에게 잘못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하던 의사 4분과 간호사 3분에 대하여 대법원에서는 무죄판결이 났지만, 그 때에 임산부이던 교수님 한 분을 비롯해 여러 교수님들께서 환자와 제자 앞에서 구속 수감되는 모습이 생중계 되었었다. 게다가, 응급실 전공의 1년차가 뇌동맥류 환자를 놓쳐서 대법원까지 가서 결국 면허취소가 되는 일까지 생겼으니 필수의료과에서 환자 보기가 두려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예전에는 119가 병원에 환자를 두고 가도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이 쉽거나 사법적 리스크가 크지 않았으나, 현재는 환자를 받아서 치료하지 못하면 무조건 환자를 받은 병원이 모든 사법적 리스크 책임을 져야한다. 사법적 리스크를 비켜가도, 보건복지부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이러하니 응급실에서 환자를 안 받는 상황인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예는 대표적인 몇 개의 예일 뿐이며, 이러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의사들이 돈만 밝히는 나쁜 사람들로 매도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응급실 의사는 듣기 평가의 신이 되지 않으면 환자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어떻게 응급실 전문의가 환자 증상을 전화로 얘길 듣고 배후진료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환자를 응급실에서 받을지 말지 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된 것인지 정말 현 상황이 개탄스럽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들은 전혀 논의하지 않고, 게다가 2020년 9월 4일에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합의문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정부를 보았을 때 전공의들은 전공의 생활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코로나와 2017년 사건 등을 학생시절에 겪었는데, 또 다시 정부가 2020년 9.4 의정합의를 헌신짝 버리듯 파기한 상황에서 다시 의정합의를 하자고 정치권에서 얘기를 해도 그 의정합의를 어떻게 믿냐는 것이 현재 상황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의료개혁 논의를 시작함에 있어서, 정부가 2020.09.04의정합의를 지켰다면, 당연히 의사들이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한 합의는 그 상황을 모면하고자 한 것이고 언제든지 파기를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에서 필수의료를 해야 하는 의사들이 언제든지 국가 정책 때문에 본인들의 삶이 좌지우지 당할 수 있다는 엄청난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낙수효과 등 복지부의 실언에 대해서 사과도 없으며, 심지어 총리마저 이렇게 안 하면 의료개혁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을 보았을 때, 우리나라 의료는 큰일 났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대한민국의 의료의 모순성은 law return은 점점 커지는데, 그 law return에 대비할 의료수가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다는 데 있다. 미국 수준의 사법적 리스크를 씌우려면, 거기에 대한 수가 대비가 있어야 하는데, 보험은 원가의 70%만 보장해 주니, 필수의료 수술을 할수록 병원은 적자이고, 필수의료하는 보건의료인들은 경영진으로부터 계속 욕을 먹거나 경영진과 싸워야 진료를 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국종 교수님께서 아주대 그만 둘 때 복지부에게 했던 말은 굳이 인용하지 않겠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응급의사가 몇 년 전에 얘기하였는데도 정부는 변화가 없는 것이다.


사실 치과계도 너무나 올라버린 인건비와 물가 게다가 사법 리스크까지 합친다면 수가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결국, 택하는 것이 덤핑으로 임플란트는 이 싼 가격부터라고 광고한다. 그래서 환자가 덤핑 치과를 방문해서 치료를 받으려고 하면, 제대로 수술하려면 뼈이식, 상악동 수술 그리고 보철 종류 등으로 덕지덕지 붙여서 가격을 올려서 결제를 받고 있다. 결국 치과의 수가도 말레이시아나 필리핀보다 싼 상황이며,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확한 치료비라는 것은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보고 진단을 내려야 가능한데, 물건 팔듯이 임플란트는 얼마 부터라고 광고하는 것이 환자유인 효과가 아니라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미 시간은 9월말 10월초로 흘러가고 있고, 내년 의대 증원 취소는 불가능하다가 되면, 정말 의대 교육이 다 망가져서 내 후년엔 아예 신입생을 선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의사가 되고자 하였던 어린 친구들은 아예 의사가 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정부에서 의정합의를 깬 것에 대한 반성과 의료개혁속도를 급격하게 한 것에 대해서 정책 철회를 하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하길 필자는 소망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