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임플란트 시술 후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치의신보 2024. 9. 2).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치과임플란트 합병증 환자관련 요인분석’에 의하면, 보고된 많은 자료 중 2014년에 비하여 2022년 임플란트 환자 수 33.6배, 시술건수 30.5배, 진료금액 43.7배 증가하였으며, 이와 함께 임플란트 제거건수도 가파르게 증가하여 환자 수 34.2배, 제거건수 35.3배, 진료금액 59.8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당뇨, 흡연, 음주, 유산소 활동 등이 많은 경우 임플란트 제거가 많았다고 하였다. 대처방안으로 위험요인을 가진 대상에 대한 집중교육과 적절한 시기에 처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근거에 기반한 임플란트 시술 전, 후 지침서가 필요한 시기라고 하였다. 또한 정부와 치과계가 협조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발표된 내용에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임플란트 제거가 많은 이유로 환자 탓을 하였다. 임플란트 시술건수가 많아지니 실패건수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몇 년 동안 앞서 언급된 제거이유를 가진 환자가 35배나 늘었다는 말인가? 문제는 임플란트 재료도 좋아졌고, 치과의사의 실력도 좋아졌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환자에게만 문제가 있었나? 실패율은 어떤가? 실패건수는 늘었지만 실패율은 낮아졌나? 필자가 치과의사의 실력이 좋아졌다고 전제를 했지만 사실일까? 참고로 임플란트 사후관리좌담회(치의신보 2024. 7. 22)에서 임플란트 식립 대비 제거비율이 2019년 12.5%, 2023년 23.9%로 2배 정도 증가되었다고 하였다. 발표가 치주학회 중심인 것 같았는데, 대처방안으로 임플란트주위 조직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국소적인 항생제 적용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 같았다.
또한, 저수가 덤핑진료가 많아졌다고 걱정을 하고 있는데도 임플란트 식립 시나 제거 시 진료금액 증가폭이 엄청나다. 가능한 숫자인지 모르겠다. 특히 제거할 때 진료금액이 이렇게 늘어났으니 환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대처방안 중에 ‘임플란트 사후관리좌담회’에서도 보고되었지만 임플란트 시술 전후 지침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였다. 중요한 지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연구 과제를 수행할 때는 앞서 어떤 연구가 있었는지, 어떤 결과물이 있는지 반드시 리뷰를 한다. 결과물이 있다면 설사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보완해 나가면서 하나 위에 하나를 더해야 둘이 되는 것 아닌가?
의료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한의학회가 중심이 되어 각 분과학회별로 필요한 임상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지금도 중요한 지속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8년 필자가 대한치의학회 회장이 되면서 첫 번째 사업으로 임상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먼저 급속히 성장하기 시작한 치과임플란트와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었던 치과진정법에 대하여 임상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하고 작업하였다. 치과임플란트를 먼저 보면 각 분과 학회에서 추천받은 연구위원들(구강악안면외과, 치과보철과, 치주과, 치과방사선과, 해부학 등의 교수들과 법제이사 등 관련 전문성을 갖춘 개원의들: 치협 및 각 임플란트 관련 학회 포함)이 2년 동안 논의하여 치과임플란트 임상가이드라인(137쪽)과 치과임플란트 임상가이드라인 매뉴얼(186쪽)을 발간하고, 치협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치과진정법 임상가이드라인과 매뉴얼도 같이 만들어 발간하였는데, 이후 대한치과마취과학회가 중심이 되어, 수차례 보완하였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여담으로 필자가 치의학회장으로 이 작업을 시작하면서 다른 분과학회장에게도 중요 술식에 대한 임상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설명하였었는데, 대답이 ‘다 아는데 만들게 뭐 있어요. 우린 없어요’라고 하였다. 교수를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일반 치과의사들의 진료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고, 자기 영역의 치료과정을 표준화하기 위한 작업인데, 자신의 영역에 대한 자부심을 잊고, 스스로 폄하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기본이 없는 저수가 덤핑치료가 판 칠 수밖에 없는 치과계의 풍토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치과계가 협조해 빠르게 대처한다는데 임플란트의 합병증 발생증가와 임플란트 제거건수의 증가에 대해 정부의 어떤 빠른 대처가 필요한지는 명확히 잘 모르겠지만, 치과의사가 정신 차리는 일이 가장 빠른 대처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밀하게 검진 후 명확한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 전에 환자에게 상세하게 설명해 앞으로 발생될 수 있는 일들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하고, 적정한 개수의 임플란트 고정체를 적절한 위치에 올바른 방법으로 시술하고, 정확하게 보철물을 제작하여 장착시키고, 적정한 치료비를 받는 등의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즉 치료를 위한 Clinical Pathway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치과의사가 치료하더라도 이 같은 과정을 따라서 치료하면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기본이다. 치과의사에 따라, 근무하는 병원에 따라 다소의 변형은 있을 수 있다. 치료 종료 후에 적절한 후처치를 하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남 탓만 할 것이 아니고, 책임질 줄 아는 자세도 중요하다. 책임질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되어야 한다.
일전에 보니 치위생과 학생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실습강의를 했다고 한다. 치위생사도 공부하여 치료과정을 잘 알면 더 효과적으로 치과의사를 도와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 필자가 90년대 초 스웨덴에서 임플란트 연수 받을 때 이미 별도의 치위생사 코스도 있었다. 치협이 ‘불법 위임 진료 조장 실습 즉각 중단’하라고 한 기사를 보았는데 불법 위임 진료를 누가 시키나? 시킨다면 책임질 줄 모르는 치과의사일 것이다. 얼마 전에 70대 의사가 대장내시경을 하다가 장천공이 발생되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실형이었다. 의사면허 취소 사유가 된다고 한다. 임플란트 시술을 위임했다면 더 重한 면허 취소 사유가 되지 않을까? 실수가 아니고 의도적인 것이니.
2012년 “달인이 될 수 있는 발치 기법”이라는 이름으로 첫 번째 판을 번역한 후 12년이 지난 올해 두 번째 판을 번역하였다. 두 번째 판에서는 QR코드를 이용한 동영상을 포함하여 설명을 더하여 발치와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되지 않도록 보완하면서 발치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치과의사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해부학적인 구조를 잘 익힌 후 치아가 잘 빠지는 방향을 찾아서 역행하는 힘을 주지 않고, 서서히 조심스럽게 기구를 사용하면서 발치 시 치아를 0.1mm라도 미리 탈구시켜 놓으면 치근단의 파절을 줄일 수 있고, 파절이 되더라도 잔존 치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세심한 주의가 성공적인 치료를 할 수 있게 한다.
자신의 치아를 잘 사용하는 것이 최고이므로 이를 보존하기 위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있지만, 생명을 다하여 치아 제거가 어쩔 수 없다면 발치 후 임플란트 치료가 제2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발치 하나에도 진심을 다하는 것처럼 임플란트 치료 시에도 최선을 다하여 환자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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