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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천도서 - 독서의 평범함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한때는 누군가가 책을 읽는 모습이 마치 봄날의 따스한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 혹은 공원 벤치 어디에서든 사람들은 주변을 잊고 책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독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고, 일상의 한 부분으로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모습이 사라져 버린 듯합니다. 이제는 머리들이 스마트폰의 밝은 화면에 숙여져, 끝없는 스크롤에 몰두해 있습니다. 책을 읽는 조용한 모습은 오히려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책을 들고 있는 사람, 혹은 길에서 소설을 손에 든 누군가를 마주치는 것은 마치 옛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낯설고도 그립습니다. 독서는 일상의 스크롤링보다 깊은 사고를 선사합니다. 그것은 공감, 상상력, 인내를 길러주며 우리의 마음을 넓게, 그리고 깊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사회 속에서 이 평범한 행위는 점점 멀어져 가고, 이제는 오히려 낯선 풍경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의 일상 속 독서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세상이 조용히 글을 존중하던 그 시절이 다시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독서가 다시 평범해진다는 것은 우리 공동의 인간성을 되찾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한때 아름답게 평범했던 것을 되돌리는 일일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그리움은 우리에게 보내는 작은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다시 손에 들며, 사라진 일상의 마법을 조금씩 회복해 나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평범함 속에 담긴 특별함을 다시금 발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낮은 곳에서 보잘 것 없는 것에서 가치를 깨달으며
평범한 아름다움을 재발견 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피카, 2024


이 책은 우리가 삶에서 고민하는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갑니다. 흔히 우리는 성공에 집착하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지만, 저자는 ‘평범함의 찬란함’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삶 속에서 평범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입니다. 평범함은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타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깨닫는 태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극단을 경계하고 중용을 중시하며 평범함을 ‘황금의 중용’이라 불렀습니다. 톨스토이 역시 평범한 사람이 되고자 평생을 노력했고, 스피노자는 삶의 사소한 사건들이 우리의 성격을 형성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현인들은 모두 삶의 진리를 평범함에서 찾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지나친 성공주의를 경계하고, 소소한 순간들과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도록 합니다. 평범한 삶은 삶을 깊이 이해하고 긍정하는 자세로, 낮은 곳에서도 배우고, 보잘것없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찬란하게 만들며, 이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이 가장 가치 있다고 일깨워줍니다. 여기저기 밑줄을 그어서 보게 되는 책입니다.

 


스마트폰, SNS 등 가상세계에 중독된 아이들
정신 건강 문제 직시하고 부모가 해결 나서야

『불안 세대』 웅진지식하우스, 2024

 

이 책에서는 청소년 정신 건강 악화의 원인을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 지목합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청소년의 불안, 우울증, 자해, 자살 충동 등의 문제가 크게 증가했고, 특히 스마트폰과 SNS의 광범위한 사용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자 하이트는 인터넷에 24시간 접속할 수 있는 기기가 아동의 성장과 뇌 구조에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한다고 경고합니다.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남자아이들의 경우 온라인 포르노와 게임 중독이 발달을 저해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과잉보호 양육’을 꼽습니다. 사회적 결속력이 약화된 현실에서 아이들은 자유로운 놀이와 실수, 좌절을 경험하지 못하고 현실 세계에 대한 두려움만 키우게 됩니다. 저자는 Z세대가 현실 세계 공동체에 뿌리내리는 능력이 약하다고 진단하며, 가상 세계에 안주하는 아이들이 우울과 공허함에 빠진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Z세대의 한 청년의 고백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청소년 정신 질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 개혁을 제안합니다: 고등학생 이전 스마트폰 금지, 16세 이전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 학교 내 휴대폰 금지, 자유로운 놀이와 독립적 행동 확대입니다. 이 책은 행동을 미루지 말고 스마트폰과 SNS의 해악을 직시하라고 경고하며,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행동을 촉구합니다. 그 무엇보다도 컨트롤하기 어려운 것이고 계속 반복해서 실패하고 있지만 멈출 수 없는 부모의 역할입니다.

 

 

비밀과 거짓말을 통해 세 청소년 성장과정 담아
복잡한 감정 풀어내며 삶의 의미에 특별한 울림

『이중 하나는 거짓말』 문학동네, 2024

 

비밀과 거짓말을 통해 세 청소년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담임 선생님의 ‘자기소개 게임’처럼 소설은 각자의 비밀이 얽히고설키며 펼쳐집니다.

 

주인공 지우는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남은 것은 반려 도마뱀뿐입니다. 소리는 타인과 손을 잡는 것이 두려워 그림에만 매달리던 소녀이고, 채운은 아버지가 입원해 있고 엄마는 교도소에 있는 복잡한 사정을 가진 아이입니다. 세 아이는 각자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호기심과 의심을 품기 시작합니다. 지우의 만화, 소리의 예지력, 채운의 불안이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더 깊이 전개됩니다. 이 소설의 독특함은 중간중간 삽입된 지우의 만화로, 주인공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독자에게 재미와 긴장감을 줍니다.

 

이 책은 단순히 비밀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두지 않고, 비밀과 거짓말을 통해 인물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보듬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거짓말’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복잡한 감정의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지 깨닫게 합니다. 슬픔, 비밀, 거짓말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이 소설은 우리 삶에서 의미를 찾는 여정에 특별한 울림을 전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