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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박물관 건립을 바라는 마음으로

김여갑 칼럼

치의학박물관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도 있고, 나아가 국민의 마음속에 치과의사는 어떤 모습일까? 대중 매체 속에 치과의사의 위치는?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과 때를 같이 하여 치의학박물관의 필요성이 함께 이야기 되고 있다. 공공의 치의학박물관의 건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과계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인천에 시립 미술전시관이 허가가 나지 않는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치과계가 의학계나 한의학계와 같은 정도로 국민의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다. 쉽게 생각하면 대중이 접하는 건강프로그램 중에 세 분야의 구성을 비교해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방송도 먹거리, 여행, 그리고 건강이 성공의 아이템이라고 하는데, 치과계가 얼마만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면 명백하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치과의사는 치아 및 구강 건강을 위한 방법을 이야기 해달라고 하면 이를 잘 닦으라는 것밖에 없냐고 한다. 서로가 치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3, 3, 3과 2080은 잘 알겠지만, 6, 6을 알까? 턱관절장애 환자를 위한 재택치료방법인 6x6 운동방법(Rocabado)으로 1일 6가지 운동을 6회 반복하는 것인데, 필자는 이에 더하여 1일 6번을 강조하여 6, 6, 6을 설명한다.

 

사실 의학계도 비만, 당뇨병, 관절질환과 골다공증,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심혈관계 질환 등이 이 방송, 저 방송에서 무한 반복되고 있다. 비슷한 얘기를 어떻게 저렇게 계속하나 생각해보니 새로운 영양제를 소개하면서 장사하는 것으로 보였다. 의학방송을 할 때 TV쇼핑 방송을 보면 상품명까지 똑같은 영양제를 판매하고 있었다. 치과계는 치료방법이 보존, 보철, 구강악안면외과 치료와 같이 대부분 可視的이고, 비가역적이고, 외과적이어서 말로 하는 것보다 치과의사가 직접 손을 대야만 한다. 하지만 그래도 할 얘기는 있다. 

 

임상소견의 輕, 重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턱관절질환이나 요즘 연예인들이 ‘치꾸(치아 꾸미기)’라고 하여 치아 표면에 큐빅을 붙이는 고대 이집트시대의 예뻐지고 싶다는 심미적 욕구 등을 포함하여, 이번 학회에서 보니 양악수술 후 불만을 가진 환자들을 위한 再수복 치료가 전문화되고 있었는데,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로 국민들의 흥미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회에서 한 회원이 어디에서 이런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느냐고 물었더니 치과의사가 아니라 타과 의사가 95%이상이었다고 하였다. 안면수술 후 합병증이 생긴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여 환자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이외에도 함께 모여 논의해 보면 많은 이야기꺼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함께 설명하는 방법도 개발해야 하고, 재미와 함께 진심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치과의사도 발굴해야 한다. 또한 방송 관계자들과도 이야기하며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지금 불법진료, 치료비 덤핑문제 등으로 우리끼리 싸울 이유가 없다. 법이 필요한 문제는 법에 맡기면 된다. 의료계도 우리 이상으로 문제가 많지만 떠벌리지 않는다. 우리 것을 만드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치과의사의 단합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세계적인 치과계 행사로 대통령도 참석하는 FDI(세계치과의사연맹) 총회를 개최하지 못한 것은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기회였는데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1997년 FDI 서울 총회때 기념우표를 발행 시 설명에서 ‘치과계 가장 권위 있는 행사인 FDI 총회의 서울 개최를 기념하고, 구강보건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새롭게 하여 구강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제85차 FDI 서울 총회 기념우표를 발행합니다.’라고 하였다. 또한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높은 문화와 전통을 全 세계 치과인에게 소개하는 기회의 장이 마련되었다고도 하였다. 저변에서부터 필요성을 축적해 나가면서 많은 국민이 치의학박물관을 만들기를 원하며 응원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다음은 치과의사의 관심이다. 과연 치과의사들은 치의학박물관에 관심이 있나? 필자의 동기들이 모교에 치의학박물관 건립을 위하여 기금도 내고, 치과의원을 정리한 분들의 기증을 받기도 했었다. 통나무 위에 납덩어리를 얹어놓고 망치로 두들겨 치관을 만들었던 도구와 옛날 X-선 장비와 3kg의 납덩어리가 들어 있는 앞치마 등이 빛을 못보고 있다. 일부는 기증했던 동문이 박물관을 만들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돌려달라고 한 경우도 있었다. 

 

박물관을 갖고 있는 대학과 산업체의 경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소장품이 얼마나 많은 지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보는 전시 외에 체험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사람들의 욕구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 치의학은 기능과 심미적이 면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치중할 수는 없지만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하여 심미적인 면에 중점을 둘 수 있다.

 

옛날 일이지만 필자가 치의학회 회장일 때 치주학회가 주최하고 동국제약이 후원하는 행사에 참석한 일이 있었는데 연로한 분들이 2-30명이상 계셨는데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실 때 ‘안녕히 가십시오.’로 끝나서 민망한 마음에 여기 오신 분들 나중에 스케일링이라도 해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는데 함께 계시던 최불암 배우님이 회장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쳐준 일이 있었는데, 과거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현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 때는 국민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학장 재직 시 1등 선물을 교정치료로 하여 ‘못난이 선발대회’를 개최한 일이 있었는데, 이와 반대로 고운이 선발대회도 좋겠다.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생각하면 산업체들과 협력하여 양악수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안면 분석을 해준다든가, 연예인들조차 난 왼쪽이 예뻐요, 오른쪽이 예뻐요 하는 것처럼 정상인이라도 좌우가 다른데 이것을 좌측과 좌측, 그 반대의 경우도 작업하여 보여준다든지, 구강검진 시 필수항목으로 계속 요청하고 있는 파노라마 X-선 사진을 촬영하여 정상이면 정상인대로 뼈 속의 상태를 설명해 준다든가, 충치나 치주염부터 구강암의 조기 진단 등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필요하다면 사진을 프린팅해 줄 수도 있다. 

 

치과 의료 산업이 세계로 진출하고 있고, 국가 경제에 일조를 하면서 치의학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진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국민의 구강건강에 대한 치과의사의 진심을 보여주고, 국민의 요구에 호응하면서 치의학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면 공공 치의학박물관 건립과 100주년 기념사업도 국민과 함께 하며 많은 호응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