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적에 대한 걱정과 가계 경제에서 오는 불안, 교우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날로 취약해지는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구강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올해 전국 800개 학교의 중·고교생 5만46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우울감 경험률은 27.7%로 지난해 26.0%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이와 관련 최근 1년간 한국 청소년의 치아 손상 경험 또는 구강건강과 관련한 각종 지표들을 살펴보면, 202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5만3000여 명의 구강건강 조사 분석 결과 최근 1년 간 외상성 원인에 의한 치아 손상을 경험한 비율이 3.6%로 나왔다. 이 같은 치아외상 경험은 슬픔이나 절망감, 낮은 학업 성적, 가정 경제 상태, 학교 폭력, 음주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타나났다.
실제 청소년 중 슬픔과 절망감을 경험한 비율은 26%, 스트레스 인지율은 82.6%, 자살 충동을 느낀 경우는 13.5%, 외로움을 경험한 비율은 55.6%로 집계되고 있는데, 슬픔과 절망감, 스트레스 인지, 외로움을 경험한 그룹에서 치아 파절 경험이 각각 1.28배, 1.09배, 1.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도 치아 파절 위험 1.67배 높여
또 우울과 불안 수준이 심할수록 저작이나 말하기에 있어 어려움, 치아통증을 느끼는 정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청소년 저작불편은 불안수준이 ‘정상’인 그룹에 비해 ‘심각’인 그룹의 위험성이 3.48배 높았으며, 치아통증도 우울수준이 ‘정상’인 그룹에 비해 ‘심각’인 그룹의 위험성이 2.79배 높게 나타났다.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감정은 청소년의 치주질환 위험도도 약 1.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올해 청소년 음주율은 9.7%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치아 파절 발생 위험이 약 1.67배 더 높았으며, 만취 경험이 있는 경우는 치아 파절 위험이 2.08배 높았다.
청소년 전문가는 “청소년기 남학생 4명 중 1명, 여학생 3명 중 1명이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하는 등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건강관리에 소홀하거나 자학적 행동,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는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치아 외상 등 구강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청소년의 스트레스 감소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더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