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에 발표된 T.S Eliot의 황무지 첫 연 원문을 보면
April is the cruelli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s.
봄이 시작되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피어나고 기억과 욕망이 뒤섞이고 봄비로 무딘 뿌리를 흔들어 깨우는데 왜 작자는 사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시대적 배경을 보면 1차 세계대전(1914~1918)후 미국의 고립주의, 러시아의 공산주의 혁명, 영국과 프랑스의 쇠퇴, 독일의 혼란과 군국재무장, 이탈리아의 파시즘, 각국의 민족주의, 중국의 분열과 일본의 군국 제국주의 부상, 한국의 피식민지 공고화 등이 진행되고 있어서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대혼돈의 시대였다. 전쟁을 겪고 난 인류는 산산이 고립되어 또 하나의 전쟁을 준비하는 잔인한 시절이라고 볼 수 있다.
100년 전의 전후 세계 질서 재편 과정과 엇비슷하게 현재의 세계정세는 미·중간 세계 패권을 두고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2기를 맞아 관세 중심 중상주의, 자유무역 부정, 미국우선주의 정책으로 미국의 안보 우선주의, 자유무역 질서에 의존해 성장해온 한국의 경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수출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는 대기업의 산업 기술 고도화, 해외투자, 국내산업 공동화로 일자리가 감소되고 있다. 타개책으로 노동개혁과 서비스 산업 강화로 내수 산업을 강화해 나가야하며 AI로 성장판을 키워야 하는데 한국은 성과를 내는 기업 없이 중국의 딥시크를 부러워하고만 있다. 갈등의 쇳소리만 키우는 정치는 경제를 더욱 무겁게 짓누른다.
한국의 의료계는 우수한 시스템과 질적 수준을 자부하며 세계에 자랑하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인데 2000명 입학 증원과 전공의 사직, 의대생 동맹휴업 이후 해결 과정에서 의정 갈등이 눈이 녹아 본모습이 보이는 황무지처럼 혼돈스럽고 뒤죽박죽이다.
치과계도 냉정하게 뒤돌아볼 수 있는 타산지석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내수 소비 서비스산업의 전형인 치과계의 생산성과 다양한 다학제적 진료범위 확장을 위한 고민과 시도를 적극 확대해 나가야 한다.
치과협회는 사월이 가장 바쁜 달이다. 3월 각 지부 총회 후 협회 정기총회가 4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데 협회와 지부의 상정 정관개정(안)을 토의 의결하고 규정 개정 및 일반의안이 상정된다. 불법·덤핑치과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을 촉구하는 안은 2024년과 유사하나 100주년 학술대회에서 대두된 미납회원에 대한 보수교육비 차등적용에 대한 지지 성명과 상정 안건들은 치과계의 자율 운영의 시금석이자 최소한의 조건이다. 복지부의 보수교육비 규정은 미납회원을 포함한 치과의사 전체의 상황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나친 규제가 아닌가 한다. 관치와 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뉴노멀의 시대에는 맞지 않다.
치협 100주년 행사는 잔인한 사월에 근대문물의 시작점,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다. 황무지에서 라일락이 피어나듯이 새로운 기억과 발전이 최첨단 기자재 전시, 학술 강연의 향연과 함께 펼쳐진다. 급변하는 시대에 변화의 흐름을 체감해 보는 좋은 4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