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조용히 숨어서 봉사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제가 상을 받게 되니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제가 상을 받음으로써 장애인 진료에 관심 있는 분들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갖길 바랍니다.”
이화준 원장(전주 고은이치과의원)이 제14회 윤광열 치과의료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1994년 군산에서 처음 개원한 그는 개원과 동시에 장애인 환자 진료에 앞장서 왔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 회원들과 시설 봉사를 다니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장애인 환자를 돌봐왔으며 이를 발판 삼아 현재까지도 온정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000년 전주로 치과를 이전하며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장애인 환자를 돌보기 시작했다. 전주시 보건소 구강보건실과 함께 매주 금요일마다 전주은화학교(공립특수학교)에 25년째 진료 봉사를 나가고 있다. 현재 전주은화학교 재학생은 총 162명. 학교를 떠난 이들을 포함하면 이 원장이 돌본 이들의 수가 상당하다.
그는 “2000년에 전주로 치과를 옮기게 되면서 가능하면 시설이 아닌 장애인 학교를 도맡아 진료 봉사를 펼치고 싶었다. 그때 마침 전주시 보건소 구강보건실에서 장애인 구강 진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마침 보건실 관계자가 과거 공보의 시절 때 함께 근무했던 치과위생사였고 그게 인연이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 시설 내 구강보건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 건 극히 드물다. 학교와 지역 사회의 협조가 필요할뿐더러 시설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처음에는 장비가 없어서 보건소에 있는 이동식 장비를 쓰면서 은화학교 진료를 다녔다. 그러던 와중 복지부의 사업 사례 발표에 채택돼 지원금을 받게 됐고, 이를 활용해 지난 2001년 교내 구강보건실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화준 원장은 사회 가장 낮은 곳으로, 진료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 뚝심 있게 걸어왔다. 이에 지역 사회는 물론, 전라북도, 전주시, 복지부, 과기부 등 정부로부터 표창과 감사패를 수여 받았으며 또 치과계 내부에서도 치협과 지부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남인도, 네팔, 캄보디아, 몽골 등 다수의 해외 진료 봉사를 떠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지역 사회 발전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성금 기부를 이어가기도 했으며 전주은화학교 외에도 진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고자 전주시 치과의사 봉사회(행복한동행봉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 환자의 경우 진료 협조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개원가에서 이를 어려워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장애인 환자의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치과의사들이 나서야 하는 만큼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무조건 포기하는 것보다, 한 번에 뭔가를 해내겠다는 것보다,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작은 것부터 단계를 밟아가며 관심을 갖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장애인 환자 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치협 차원의 관심도 당부했다.
이화준 원장은 “최근 이뤄진 장애인 처치 수가 가산과 같이 실질적인 정책이 지속 해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숨은 봉사자들, 치대·치전원 봉사팀들을 발굴하고, 격려해주면 좋겠다. 학생 때 봉사를 해왔던 이들이 또 봉사를 나간다. 이들의 마음 밭에 봉사의 마음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씨를 뿌려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