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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수필(775)>
If I were in your shoes
황효연(금천구 황치과의원 원장)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자취를 되돌아보면, 그것은 하나의 과정으로 순례의 길처럼 여겨진다. 지나온 과거사는 기억으로 우리 의식 속에 축적된다. 대개는 망각의 체에 걸러져 까맣게 잊어버리지만, 어떤 일은 어제 겪은 일처럼 생생하다. 그러나 지나온 과거사가 기억만으로는 현재의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사를 자신의 의지로 소화함으로써 새로운 눈이 열리고 귀가 트인다. 그래서 그 과거사에서 교훈을 얻는다. 망각은 정신위생상 필요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 망각 때문에 어리석은 반복을 자행하는 수도 있다. 보다 바람직한 자기 관리를 위해서는 수시로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남의 눈을 빌어 내 자신의 살림살이를 냉엄하게 바라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자기를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고 진실해야 한다. 작은 이익에 눈을 파느라고 큰 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탐욕스런 사람들은 눈앞의 이해 관계에만 매달려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이 글은 법정의 수필집 “오두막편지” 의 한 대목이다. 요즘 세상사를 이토록 어지럽게 돌아가게 만드는 인간들에게 큰 소리로 전해주고 싶은 글귀라고 생각된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조용히 있는 사람을 이리 차고 저리 밟으며 너희들은 밟으면 그냥 밟혀 끽 소리못할거라고 보는 저 잘난 양반들, 물건이나 사람이나 아래가 있어야 위가 있는 법인데 언제부터 위가 되었다고 아래를 팍팍 무시하는 같잖은 윗사람들, 그들의 세계를 우리는 그저 쳐다만 보고 넋두리나 하며, 쓴 소주 한잔 목구멍에 들이 부으며, 아직도 낮디 낮은 민도나 탓 하고, 세월을 버리면 그만이라고 억지로 외면하고 있지만.... 누르면 눌리는대로, 가두면 가둬지는대로 히포의 선서 족쇄에 여론말이되는 우리 가까이는 어떤가? 가끔 만나지는 후배중에 이런 후배가 있다. 학번은 한 해 아래인데 재수하여 들어왔단다. 그래서 이야기 하다보면 반이상이 반말이다. 이거야 원! 나도 재수 삼수했다고 떠들고 돌아 다닐 수도 없고. 그래도 그때마다 나는 선배들한테 어떻게 하나 되짚어 보게 되고. 환자 중에 이런 환자가 있다. 얼굴 한번 씩 보고 설명은 거의 듣지 않고 자기 치료 계획대로 해 줄 것을 거의 반말로 명령하다시피 한다. 이거야 원! 지가요 얼굴은 어려 보여도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걸랑요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도 그때마다 내가 환자 입장으로 돌아가 보게 되고. 또 이런 동료도 있다. 술만 좀 마시면 “너 옛날에 나한테 이러저러하게 해서 얼마나 섭섭한지 아느냐"고 날짜까지 들이대며 따진다. 이거야 원! 난 조금도 기억 못하는 일이고 어떤 건 별 일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그때마다 평소에 언행을 항상 조심해야겠다고 다시 생각하게되고. 또 이렇게 물어대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 “ 너 아직도 치과 그 자리야 ? ” “ 너 아직도 임대로 있어? ” “ 너 아직도 차 안 바꿨어? ” “ 너 아직도 그 동네 사니? ” “ 너 아직도 코스닥 하니? ” “ 너 아직도 골프 안하니? ” “ 너 아직도 싱글 못치니? ” “ 너 아직도 담배 피니? ” “ 너 아직도 임프란트 안하니? ” “ 너 아직도 병원 끝나고 꼬박꼬박 집으로만 가니? ” “ 너 애들 아직도 한국에 있니? ” ? ? ? ? ? ? ? ? ? ? ? ? ? ? 다시 법정스님의 글을 인용하여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사람은 각기 인생관을 달리하고 있어, 어떤 개인의 삶이 보편적인 삶이 될 수는 없다. 각자 몸 담고 살아가는 그 자리에서 삶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면서 그 자신답게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한 몫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