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은 잘못된 법이나 규범을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나 갈
노력보다는 문제의 초점을…
a라는 죄수와 b라는 죄수 두 명이 서로 다른 방에서 조사를 받는다. 둘 다 죄를 자백하면 완전한 혐의입증으로 5년형, 둘 다 부인하면 증거 불충분으로 1~2년형의 경미한 처벌. 그러나 검사는 둘 중 한사람은 자백하고 한사람은 부인한다면 이중 자백한 사람은 석방되고 부인한 사람은 가중처벌돼 10년형이라고 회유한다.
죄수 a는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죄수 b가 자백하는 경우 자기도 자백하는 것이 유리하고, 죄수 b가 부인하는 경우에도 자기가 자백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점은 죄수 b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므로 결국 둘 다 서로를 배신하여 자백하게 된다….
경쟁관계에 있는 상점 1과 상점 2가 있는데 서로 이익을 높이기 위해 과다홍보비 지출을 자제하고 일정가격을 유지하기로 약속을 했지만 상점 1이 약속을 깨고 홍보를 시작하거나 가격을 낮추면 이윤은 낮아지지만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곧 상점 2도 홍보를 시작하고 가격을 낮추게 돼 결국 두 상점 모두 이윤이 낮아지게 된다….
국가간의 군비 경쟁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군비 감축이 어려운….
이러한 상태를 ‘내쉬균형’이라 한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수학자 존 내쉬의 이론) 어떠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더 이상 나은 이득을 얻을수 없다고 판단하여 행동하는 상태.
하지만 만약 제3의 손(즉 이들을 통제하는 대표기관 등)이 개입해 이들을 통제해 준다면 상황은 달라질수 있다.
또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반복되면서 이들은 더 이상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나아가 상호이익(개인의 이익과 집단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자신들을 통제할 수 있는 기관을 조직해 운용하게 된다.
그리고 각 집단에서는 법이나 규율, 도덕적 규범 등으로 이를 통제 또는 조정하게 된다. (집단의 범주는 각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국가와 국가, 국가와 개인, 다양한 직업군의 조직 서로간, 직업군의 조직과 각 구성원 등, 개인과 개인)
만약 집단의 이익에서 일탈하는 것이 개인의 이익을 키우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개인의 일탈은 흔하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집단은 이러한 법이나 규범을 지킬수록 집단의 이익과 결국 개인의 이익 모두 얻어질 수 있음을 각 개인에게 보여줄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반대로 이러한 법이나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더 큰 불이익을 당할수도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집단은 잘못된 법이나 규범을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나갈 노력보다는 문제의 초점을 자꾸만 구성원 개개인의 양심(합리주의)에만 맞추어 본질을 호도하게 되고, 구성원(개인)들도 집단을 이끌어가는 기관에 초점을 맞추어 원망을 늘어놓기 일쑤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구성원들끼리 서로 반목과 질시를 하고….
개인의 파이보다는 집단의 파이를 키울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매 상황마다 집단의 설정이 달라질때마다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자칫 집단 이기주의로 끝나지 않도록....)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국가와 국민, 치과(치과개원의)와 치과, 치과와 성형외과, 치과의사협회와 치과, 국가와 치과, 국가와 환자….
이러한 관계에서 이상적인 내쉬균형은 어떤 상태일까?
박정삼
- 93년 서울치대 졸
- 현) 대전 개구쟁이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