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생물이 바로 앞에서
노니는 걸 바라 볼때는
나 자신도 물고기가 돼…
요즈음은 스쿠버 다이빙이 많이 보급됐지만 내가 처음 다이빙을 즐길 당시만 해도 스쿠버 다이빙은 별난 사람들이나 즐기는 이색적인 레저로 받아 들여졌다.
다이빙을 한다면 주변사람들이 물어보는 말이 있다.
‘위험하지 않아요?’ 그리고, ‘물속에서 상어 봤어요?’ 물론,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YES"다.
굳이 비행기 탑승시의 위험이 공항까지 가는 자동차운전보다도 안전하다는 예에 비유하지 않더라도 다이빙은 내 스스로도 가장 안전한 레저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접하고 즐기는 레저-스포츠중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종목이 과연 있는가? 다이빙은 각자가 컴퓨터를 사용할 정도로 정밀하고 사전계획적인 레저이다.
20kg에 가까운 개인 장비는 전부가 있을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한 안전장비이고, 2~3중의 보호장비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다이버라면 위험을 피해 갈 수 있고 예측할 수 있기에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물론, 상어를 보았~지.
상어는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친숙한 물고기일뿐이다. 영화 ‘JAWS"는상어란 흉악, 흉폭 그리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인간과 한 물속에서는 공존해서는 안되는 악역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지구상의 수백종의 상어중 공격성을 갖는 피해야 할 종류는 극히 일부에 해당되고 대부분의 상어들이란 다이버가 물속에서 만들어 내는 공기방울 소리에 먼저 피해버리는 수줍음마저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은 믿을까? 물론 인간을 물어 뜯고 안뜯고는 상어 마음에 달려 있지만.
스쿠버다이빙(scuba diving)이란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약자로 스스로 숨쉴 수 있는 호흡장비를 가지고 들어가서 하는 다이빙을 말한다. 이에 반해, 스킨 다이빙(skin diving)은 물안경과 오리발 그리고 스노클(snorkel)이란 숨대롱만 가지고 수면에서 한 호흡으로 잠수를 하는걸 말하고,스노클링(snorkeling)이란 스킨 다이빙과 같은 장비만으로 수면에서 물속을 구경하는걸 말한다.
물밖에서 물속을 바라보다 보면 좀더 투명하게 보고 싶을테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건 당연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들어가 보니 한호흡만으로는 물속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과 들어갈 수 있는 깊이가 제한되니 생각한 것이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낸 것이다.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에 감격했고 중성부력을 맞춰 일정한 수심에서 가만히 떠있을 때의 느낌은 우주유영이 이것과 같을까 하는 신비감을 갖는다.
도감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온갖 생물이 바로 앞에서 노니는걸 바라볼 때는 나 자신도 물고기가 돼버리지. 형형색색의 빨갛고 노랗고 파란 연산호가 부드러운 조류에 흔들릴 때는 도연명의 ‘도화원경’이요, 別有天地非人間이라.
귀하디 귀한 거북이를 만나면, 어느덧 나는 물안경을 쓴 토끼가 돼 용왕님을 만나러 더, 더 심연으로 들어가고픈 충동마저 들어 화들짝 놀라곤 한다.
취한 마음에 아내를 그리고 자식들 마저 데리고 들어가니 치과의사 한 평생에 좁디 좁은 입안만 쳐다보다 이런 세상이 있음을 뒤늦게 알았으니.
뒤늦음이 한탄스러우나 그나마 알게 된세상에 감탄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물속에서 느낀 감흥을 연장하여 볼까해 수중사진으로 재현해 보나 인간의 능력으로 어찌 자연을 담을까나.
이종선
- 79년 서울치대 졸
- 현) 충남 이종선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