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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아하… 이것이 행복인가!/신종


나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
행복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며
기쁨을 발견해 주는 것…

 

얼마 전, 전임 치과위생사로부터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늘상 걸고 받는 전화이지만 그날의 전화 한 통이 내 가슴속에 잠들어 있는 행복을 깨워 주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그 동안 건강하셨어요?


짧지만 원장님과 함께 했던 6개월이 참으로 행복 했어요. 기억속에 다시 함께 하고 싶은 그리움으로 남아 있어 보람된 시간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어 감사 드려요."
나는 갑자기 뿌듯하게 올라오는 행복감과 기쁨에 젖어 전임 치위생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내가 이날 전임 치과위생사로부터 배운 것은 누구나 인정 받고 존중 받고 싶은 행복의 Hot button을 두드린다는 것 이었다.


돌이켜 보면 고심 끝에 채용한 경력 15년차의 치위생사는 매우 굼뜨고 집안일로 출근이 나보다 늦는 날이 잦았다.
3년차, 2년차, 1년차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어야 할텐데….
매우 걱정이 되고 심기가 불편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는 그의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인정해주고 격려해 주었다.
그는 조금 느리지만 차분하고 성실했다. 그의 맑은 눈빛은 진실하며 신뢰를 느끼게 했다.
지금까지 제대로 하지 못했던 장부정리, 상담, 후배들, 환자들에 대한 배려 특히 가장 골치 아픈 미수금 정리까지도 잘해 주었다.


병원 경영이 점점 제 자리를 찾아 가고 있었다.
그대로 오랫동안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6개월 정도 지났을까? 남편이 서울로 발령이 났단다. 다행히 그는 여기에 남겠다고 했다. 서울 생활이 익숙치도 않고 여기 전주가 좋단다.


나의 욕심 같아선 내심 여기에 있었으면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나는 그녀에게 다른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아이들 때문에 수도권으로 가는데 좋은 기회가 아니냐고 권유를 했다.
그녀는 며칠간의 고심 끝에 원장님과 함께 했던 시간이 얼마되지 않지만 15여 년간 몇 군데 직장에서 일했던 것보다 행복했으며 또한 자신감과 용기가 생겨서 남편을 따라가기로 했단다. 아쉽지만 축하를 하며 보낸 치위생사였다.


그는 나로 인해 행복을 느끼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해 주었다기 보다 그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 아닌가!
오히려 그는 나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 행복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었다. 아하! 그러고 보니 행복이란 서로의 기쁨을 발견해 주는 것 이로구나!
이제 가만히 개원 18년을 생각해 본다.


개원초기에 혼자서 빨래, 청소, 나에게 라면까지 끓여주며 고생을 퍽이나 많이 했던 이름도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는 민영이와 또한 나와 함께 그들의 황금기를 같이 했던 모든 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생각이 든다. 그들의 안되고 못하는 것보다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 주었더라면 오히려 행복과 기쁨을 더 발견 할 수 있을 것을 이제야 느끼게 돼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이고 기쁨이다.
잘 대해 주지도 못했는데 그때 많이 배워서 직장생활 잘하고 있다고 환자까지 소개해 주는 고마운 이도 있으니 참으로 고맙고 정겨운 일이다.
이제 나는 그들에게서 배우고 깨닫고 있다.
바로, 그들이 나의 행복을 일깨워 주는 메신저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