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힘든 스케줄에도
단원 한사람 한사람의 눈빛은
긴장과 성공 공연을 치루고자…

1996년 ‘오스트리아 건국 1000주년 기념 초청 연주회’를 쉔부른궁전에서 성공리에 마치고 난 이후 덴탈코러스 단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성악의 본 고장인 이태리에서의 공연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부터 이태리공연 계획이 구체적으로 추진된 결과 밀라노의 ‘베르디국립음악원 푸치니홀’로 공연장소가 확정되자 덴탈코러스 전 단원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는 베르디음악원에 2003년도 덴탈코러스 정기공연 실황CD를 보내고 대관허락의 통보를 받기까지 얼마나 마음 졸이며 기다렸던 무대인가!

7월 16일 인천공항을 떠나 밀라노에 도착, 숙소인 힐튼호텔에서 여장을 푼 시각은 공연일인 7월 17일 새벽 1시, 당일 오후 2시부터의 리허설과 7시 공연의 힘든 스케줄임에도 단원 한사람 한사람의 눈빛은 긴장과 성공적인 공연을 치루고자 하는 열망으로 빛나고 있었다.
450석 중극장 규모의 역사깊은 푸치니 홀 무대에 선 덴탈코러스, 청중들중에는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더욱 긴장되는 무대였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우정의 노래’를 시작으로 ‘경복궁타령, 보리밭’ 등의 우리곡과 오페라 나부꼬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등이 이어졌다. 마지막 곡인 `칸쵸네 메들리’를 부르고나자 300여명의 교민과 유학생 그리고 이태리인들의 ‘부라비’ 환호성이 열화와 같이 터져 나왔다.
공연후 극장관계자와 현지 음악인들은 휴가철임에도 매우 이례적으로 많은 관객이 왔다며 놀라워 했다.

“솔직히 아마추어 합창단의 공연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너무나 놀랍다.”
“이태리 청중들은 대가들의 공연을 들을 기회가 많아 여간해서 ‘부라비’를 연호하지 않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하모니였다.” 등등으로 이어지는 분에 넘치는 찬사들, 밀라노에서 합창지휘를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교민은 덴탈코러스 공연이 자기네 단원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을텐데 혼자 온 것이 너무나 아쉽다면서 내 손을 덥석 잡는다. 준비과정에서의 크고 작은 모든 고통과 긴장이 영광과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 순간이었다.

푸치니홀을 떠나 식당을 향하던 길목, 만감이 교차하면서 개인사정으로 함께 오지 못한 덴탈코러스 단원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바쁜 중에도 연습장을 찾아 막바지 연습을 격려해 주던 고마운 선후배 단원들의 아름다운 마음과 마음들….

이번 이태리 공연의 성공과 모든 영광을 그들과 함께 나누고자 함은 결코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최 구 영

·72년 서울치대 졸
·현) 최구영 치과의원 원장
·현) 덴탈코러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