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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이러시면 안되죠/박병기 원장

 

 

방사선을 찍었다는 이유로
부당이익을 취하는
치과의사로 보여지고 있다는…

 

2004년 1월 10년간 개업을 했던 곳에서 조금 옆으로  치과를 이전했다. 4월 경쯤 됐을 것이다. 오후에 한 아이가 상악 유전치 발치를 하기 위해 엄마와 같이 치과에 내원했다.


접수를 하면서 위생사에게 유치 발치를 하면서 방사선 사진을 안 찍고 했으면 한다면서 치과 진료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보호자가 조금은 깐깐하기에 조금의 긴장을 하며 챠트를 보았는데 보호환자며 신환이었다.


치과 원장 10년이 넘으면 관상쟁이, 정신과의사가  되어간다. 1990년 졸업해 1993년에 이곳에 개업했기에, 한동네에서 10년이 넘는 개업의 생활 조금은 나태해지고 조금은 당당해진다.  한참 부당 청구에 대해 의료보험 공단에서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하며 보상금을 주던 시기인지라 ....... .  2월경, 1년 전에 우리 치과에서 유전치를 발치하고 나서 영구치가 삐틀게 난다며 치과에서 조기에 유치를 발치하여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기에 교정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우기는 환자 보호자가 있었다.
다행히 방사선 사진이 있어 사진을 보여주며 유치 바로 하방에 영구치 존재했음을 확인시켜주며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기에 치과에서는 유치발치라도 방사선 사진을 찍는다. 그날도 예전처럼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유치 발치 준비를 했다.


유치 하방에 영구치가 바로 밑에 있기에 유치를 발치하고 다른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데 밖에서는 계속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왔다. 진료에 집중할 수가 없어 대기실 쪽으로 다가 가는데 방금 전 유치를 발치했던 아이의 엄마가 왜 흔들리는 치아를 발치 하면서 방사선 사진을 찍었냐며 항의하고 있었다.


방사선 촬영으로 인하여 진료비가 더 나왔다면서 위생사와 다투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유치 발치를 하며 방사선을 찍었다는 이유로 과잉진료를 통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치과의사로 보여 지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하지만 처음에는 유치 발치에도 촬영이 필요하다며 설득을 했다. 설득이 통하지 않자 환자 보호자에게 의사가 진료도 맘대로 못하냐며 방사선 사진 촬영은 모든 진료에 있어 기본이라며 화를 냈다.


그래도 보호자는 과잉진료라며 자신의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보호 환자에게는 방사선 사진 촬영을 했을 때 추가되는 비용이 없음을 누누이 설명해도 과잉진료라는 것이다. 보험환자 신환에게 방사선 사진 촬영을 했을 경우 진료비 차이는 1천원 정도, 보호 환자에게는 진료비 차이는 없다. 몇 번 이야기를 하다가 방사선 사진 한 장으로 환자와 다투고 있는 내 자신이 미웠다. 찍었던 사진을 던지면서 방사선 촬영 안한 것으로 계산하라고 하며 원장실로 향하는데 보호자 분께서 하는 한마디 “이러시면 안 되죠” 무엇이 안 된다는 소리인가? 하지만 왠지 가슴 깊은 곳에서 나를 방망이질 하는 무언가 있었다. 치료 받은 아이가 보고 있는데…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시장에 옷을 사러갔을 때가 문득 생각났다. 옷값을 흥정하는 가게 주인과 엄마를 보며 내 옷을 사는데 값을 흥정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지금도 옷을 살 때는 따라가지 않는다. 하지만 흥정의 결과는 옷값의 반으로 사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어린 내 앞에서 값을 흥정하는 엄마가 왠지 싫었다.


과거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기에 아이들의 치료에 대해 보호자와 말할 때는 반드시 아이들이 치료에 대해 듣지 않도록 아이와 떨어져 보호자와 이야기를 한다. 보험되는 치료든 비보험되는 치료든.
그날 어린이 앞에서 보였던 내 행동은? 이러시면 안 되죠?